대형병원 쏠림 막는다…중증환자 30% 넘어야 상급종합 지정

이민재 / 2020-01-02 13:39:04
복지부 상급종합병원 지정 관련 개정안 입법·행정예고

앞으로 상급종합병원 지정 시 전체 입원환자 중 중증환자 비율 기준이 강화된다. 가벼운 질병에도 큰 병원을 찾는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막고 큰 병원을 중증질환 중심으로 개편하기 위함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상급종합병원의 지정 및 평가에 관한 규칙' '상급종합병원의 지정 및 평가규정' 개정안을 입법·행정예고한다고 2일 밝혔다.

▲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뉴시스]


현재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신청하려는 의료기관은 신청일 이전 2 6개월간 전체 입원환자의 21% 이상을 전문진료질병군에 속하는 입원환자로 유지하면 된다. 개정안에선 이 비율이 30% 이상으로 상향 조정된다.

전문진료질병군은 희귀성 질병, 합병증 발생의 가능성이 높은 질병, 치사율이 높은 질병, 진단난이도가 높은 질병, 진단을 위한 연구가 필요한 질병 같은 중증질환을 말한다.

경증 환자 비율은 지금 보다 낮춘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받지 않아도 되는 진료나 기관지염 등 치명적이지 않은 질병은 단순진료 질병군으로 분류하는데,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받으려면 이 질환자 비율을 기존 16% 이하보다 낮은 14%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외래환자 비율 기준은 종전 17% 이하에서 11% 이하로 강화한다.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은 의료전달체계의 최상위 기관으로 1단계 의료기관에서 치료되지 않는 중증질환 중심의 진료역할이 필요하나 경증환자를 포함한 대형병원 쏠림현상은 의료의 질 저하와 진료왜곡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2014년 보건행정학회 조사에 따르면 환자 쏠림 현상 등으로 상급종합병원 평균 진료시간은 4.2분에 불과하다. 반면 수술을 받으려면 평균 2~3개월을 대기해야 하는 등 치료 효과 저하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돼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상급종합병원과 유사한 개념인 '대학병원'을 언급하면서 그 역할을 고난도의 복잡한 보건의료를 제공하는 3차 의료(tertiary care) 수행으로 정의한다.

스위스는 수도 베른시 대학병원에서 입원진료서비스의 25%만 제공한다. 스웨덴 대학병원은 하위 의료기관이 의뢰할 때 혹은 응급·재난 환자만 이용할 수 있다. 네덜란드는 환자진료나 임상교육 등을 대학병원이 아닌 일반 종합병원급에서 하도록 한다. 일본에선 고도의 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특정기능병원'을 지정해 병·의원 의뢰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 밖에도 개정안에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질환에 대한 고난도 감염관리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병문안객 운영체계, 통제시설, 보안 인력 등을 갖추도록 지정 및 평가 기준을 신설했다.

복지부는 의견 수렴을 거친 뒤 고시를 개정하고 제4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를 하는 올해 하반기부터 바뀐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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