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민언련 종북' 표현은 의견표명…명예훼손 아냐"

주영민 / 2019-12-30 09:31:59
"민언련 행보 의문 제기는 사실적시 아닌 의견표명" 한 종합편성방송 프로그램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을 상대로 종북 발언을 한 출연자와 방송사를 상대로 제기된 정정보도와 손해배상 소송에서 대법원이 출연자와 방송사의 손을 들어줬다.

▲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장한별 기자]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민언련이 채널에이(채널A)와 출연자 조영환 씨 등에게 낸 정정보도와 손해배상 등의 사건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종북 표현은 '정부의 대북강경정책에 비판적 견해를 보이는 사람들'이란 의미까지 다양하게 쓰이는 등 의미를 객관적으로 확정하기 어렵고, 민언련 활동과 입장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 기초한 광범위한 문제제기가 허용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조 씨 등의 발언은 자신들이 의미있다고 주목했던 나름의 몇 가지 사정에 근거해 민언련 행보나 정치적 입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비판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실 적시로 평가하기보다 의견 표명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채널A에 정정보도 등을 명한 원심 판단엔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했다.

2013년 5월 6일 채널에이의 '긴급진단 종북세력 5인방'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조 씨는 민언련에 대해 종북세력이라고 표현해 문제가 됐다.

조 씨는 민언련에 대해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하는 언론을 공격했으며 주한미군 철수를 선동했다"며 "한미동맹 파괴 등 우리나라의 안보를 해치는 일련의 선전선동을 줄기차게 해왔다"고 했다.

이에 반발한 민언련은 채널에이 법인과 조 씨를 상대로 정정보도와 1억에 해당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민언련이 언론사는 아니지만 논평, 성명 발표로 언론자유를 누려왔다"며 "해당 방송과 관련해서도 반론보도청구나 논평, 성명 발표로 반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어 수인해야 하는 비판 범위 역시 넓어야 한다"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민언련을 북한정권 외교방침을 추종하거나 그들의 이해관계를 철저하게 대변한다는 의미의 종북세력이라고 한 것은 허위사실로, 명예훼손이 인정된다"고 1심을 깨고 채널A와 조씨가 1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정정보도와 함께 관련 방송내용을 삭제할 것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 판결을 다시 뒤집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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