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소수 노조원 유니온숍 협정 따른 해고 안돼"

주영민 / 2019-12-24 14:15:36
"소수 노조의 단결권 동등하게 존중"
"유니온숍 협정은 비노조원만 해당"
다수 노동조합의 가입·탈퇴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이미 다른 소수 노조에 가입했다면 '유니온숍' 협정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유니온숍 협정은 사용자가 단체협약을 통해 특정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거나 특정 노동조합원 자격을 상실한 근로자를 해고하기로 한 협정이다.

▲ 서초동 대법원 [장한별 기자]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금남여객운수주식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을 취소하라'고 낸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회사 직원인 이모 씨 등 3명은 입사 후 다수 노조인 '제주지역자동차노동조합'(제주자동차노조)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가 소수 노조인 '전국운수산업 민주버스노동조합'(민주버스노조)에 가입했다.

그런데 회사는 '채용과 동시에 제주자동차노조 조합원이 되고 이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는 면직시킨다'는 취지의 유니온숍 협정을 포함한 단체협약을 체결한 상태였다.

회사는 유니온숍 협정을 근거로 이 씨 등을 해고했고, 이 씨 등은 제주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명령을 신정했으나 기각됐다.

반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재심에서 부당해고를 인정했고 회사 측은 재심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법원의 판단을 물었다. 1심은 부당해고가 아니라고 봤고, 2심은 부당해고라고 봤다.

상고심은 신규 입사 후 다수 노조에 대한 가입·탈퇴없이 곧바로 소수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에게도 유니온숍 협정의 효력이 미치는지가 쟁점이 됐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노조 가입을 조건으로 고용하거나 해고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로 금지하고 있다.

다만 사업장에 종사하는 2/3이상 근로자를 대표하는 다수 노조는 그 노조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더라도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고 인정하고 있다.

유니온숍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니온숍 협정이 체결된 경우에도 다수 노조에서 제명되거나 탈퇴해서 새로 노조에 가입하는 것을 이유로 해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원심과 고용부는 법 조항을 그대로 해석해 유니온숍 협정을 체결한 경우 다수 노조에 가입하거나 탈퇴하지 않고 소수 노조에 가입했다면 해고할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법을 문헌 그대로 해석하는 것이 잘못됐다며 부당해고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근로자에게는 단결권 행사를 위해 가입할 노조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며 "소수 노조의 단결권도 동등하게 존중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근로자의 노조 선택의 자유와 소수 노조의 단결권이 침해되는 경우에까지 유니온숍 협정의 효력을 그대로 인정할 수 없다"며 "협정의 효력은 '어느 노조에도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에게만 미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소수 노조에 이미 가입한 경우에는 설령 지배적 노조에 대한 가입, 탈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유니온숍 협정의 효력이 미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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