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소홀·비위생적 주변환경 등으로 인해 이용 기피
"손·발 씻고, 애완견 물 먹이기도…철저 관리 필요해"
서울시가 시내 곳곳에 설치한 '아리수 야외 음수대'가 관리소홀과 비위생적인 주변환경 등으로 인해 시민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17일 현재 서울시가 공원 등 야외에 설치한 아리수 음수대는 상수도사업본부에서 설치한 228대를 포함해 총 1466대에 이른다. '서울특별시 아리수 음수대 설치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서는 야외에 설치된 아리수 음수대는 청소 등 위생관리와 고장 등 유지관리를 해당 기관에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음수대의 수질검사는 상수도사업본부에서 실시하는 반면, 수질검사 공개는 자치구, 녹지사업소, 시설공단 등 각 해당 기관에 일임해 시행하고 있다.
야외 음수대 주변환경 불청결…낙엽, 모래에 쓰레기까지 그대로 방치
아리수 음수대가 실제로 어떻게 관리·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본지는 서울시내 야외 아리수 음수대가 설치된 10여 곳을 찾아 직접 확인해봤다.
지난 12일 첫 번째로 방문한 용산구의 한 어린이공원 아리수 음수대는 사용한지 오래된 흔적이 역력했다. 음수대 안에는 놀이터의 모래와 나뭇잎, 나뭇가지 등이 가득해 이곳이 음수대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또한 음수대에 부착된 수질검사결과표를 보자 올해 1월 적합 검사 결과를 받은 이후 한번도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수질 검사는 관할지역 수도사업소에서 분기별 1회 실시한다고 적혀 있다.
평소 아이와 함께 공원을 자주 찾는다는 30대 여성 A씨는 "이게 음수대인지 그냥 수돗가인지 모르겠다"면서 "평소에도 꺼림직해서 잘 이용하지 않지만, 이렇게 주변이 지저분한 걸 직접 눈으로 보니까 아무리 수질이 깨끗하다고 해도 절대 마시지 못할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찾은 동작구의 한 공원 음수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음수대의 수도꼭지 주변은 먼지와 물때만 가득한 채 메말라있는 상태였다. '수질검사표' 위로 동파방지를 위해 11월부터 3월까지 단수하겠다는 안내가 눈에 띄었다.
이때 근처를 지나가던 50대 남성 B씨가 물을 마시려고 수도꼭지를 눌러봤지만 물이 나오지 않자 "아직 영하의 추위도 아닌데 벌써부터 단수하는게 말이 돼냐"며 "고장에 단수까지, 정작 필요할 때는 물을 마시지 못하는 음수대가 왜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와 함께 마포구의 천변 근처에 설치된 음수대를 방문했을 때도 음수대 주변에 낙엽과 쓰레기 등이 가득했다. 반려동물을 데리고 산책 나온 70대 여성 C씨는 음수대가 평상시에 음수목적으로만 사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C씨는 "음수대에서 손, 발을 씻거나 애완견한테 물을 먹이는 사람도 있다. 음수대 주변이 지저분하니까 물 먹는 곳이 아닌 수돗가로 인식하는 것 같다"며 "이 때문인지 동네 사람 대부분이 음수대를 사용하지 않고, 귀찮더라도 편의점까지 가서 생수를 사 마신다"고 말했다.
겨울철 이른 단수조치에 시민들 이용불가…관리기관은 인력탓, 네탓
이밖에 다른 지역에서 확인한 음수대도 대부분 시설이 청결하지 못한 곳이 많았다. 특히 확인한 음수대 10여 곳 모두 동파를 대비해야 한다며 단수조치해 물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이에 시민들 중 일부는 아직 영하권의 강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단수조치를 한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처럼 총체적인 관리가 부실한 상황에서 아리수 음수대는 시민들에게 외면받고 있었다.
이에 대해 용산구청 공원관리팀 관계자는 "기간제 근로자가 아리수 음수대를 포함한 공원시설물에 대해 정기적으로 청소와 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음수대 주변 환경이 청결하지 못하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인력이 부족해 근로자 한분이 여러 공원을 맡아 관리하다보니 관리가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면서 "음수대 시설 관리 및 주변 환경 정화에 더 신경쓰겠다"고 해명했다.
이어 상수도사업본부에 일부 음수대에서 수질검사 기록이 누락된 사실에 대해 문의했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상수도사업본부에서는 매 분기별로 아리수 음수대의 수질을 검사해 해당 구청이나 관리기관에 통보하는 역할만 한다"며 "음수대 수질검사표에 관련 검사 기록이 기재돼 있지 않다면 관리기관에서 이를 누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김정환 서울시의원 "단수시기 새로 조율하고, 음수대 관리 책임소재 명확히해야"
앞서 지난 11월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소관행정감사에서 아리수 음수대의 관리 문제를 지적한 바 있는 김정환 의원(더불어민주당·동작1)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리수 음수대에 대한 시설과 관리가 점차 나아지고 있으나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먼저 "음수대의 동파예방을 위해서라지만 11월부터 단수하는 것은 너무 이른 경향이 있다"면서 "꾸준히 음수대를 사용해야 주변과 시설이 깨끗하게 관리가 잘되기 때문에 단수 시기를 상수도사업본부와 조율해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또 "음수대의 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책임 소재도 명확히 해야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명확히 해야 관리 기관들끼리 서로 책임을 떠넘기지 않고, 보다 체계적인 음수시설 관리가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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