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의붓아들 살해 공판…부검의 "외력에 의한 사망"

주영민 / 2019-12-16 16:32:26
부검의 "비구폐쇄성·압박성 질식사 가능성 커"
변호인 "갑자기 이유 없이 사망 가능성도 있어"
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36)의 의붓아들 살해 두 번째 공판에서 의붓아들이 외력에 의해 질식사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의 증언이 나왔다.

▲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이 지난 6월 7일 오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열린 고유정 의붓아들 살해 두 번째 공판에는 의붓아들 사망 당시 부검을 진행한 국과수 부검의와 부검의견서를 검증한 법의학자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의붓아들의 사망 원인을 두고 검찰과 고유정 변호인 측이 날선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의붓아들 A(5) 군의 머리를 침대 방향으로 돌린 고유정이 뒤에서 강하게 압박해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고유정 변호인 측은 A 군이 갑작스럽게 이유 없이 사망했거나, 당시 5세에 불과한 미성숙한 신체나이로 쉽게 다른 것에 눌려 숨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부검의는 A 군이 목이 졸려 숨진 것(경부압박질식사)은 아니라고 밝혔다.

보통 경부압박질식사의 경우 얼굴과 목 윗부분에 점출혈이 생기지만, A 군의 경우 점출혈이 주로 가슴 부위에 나타났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부검의는 A 군이 비구폐쇄성질식사와 압박성질식사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비구폐쇄성질식사는 코나 입 막힘으로 인한 질식사를 의미한다. 외력에 의해 A 군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이는 고유정 변호인 측이 A 군이 갑작스럽게 이유 없이 사망했거나, 당시 5세에 불과한 미성숙한 신체나이로 쉽게 다른 것에 눌려 숨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에 배치되는 증언이다.

특히 재판부가 "누군가 등에 올라타 앉았다고 가정하면 가슴에 점출혈이 발생할 수 있느냐"고 묻자 부검의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 2일 열린 의붓아들 살해 사건 첫 번째 공판에서 고유정 측은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검찰의 공소제기 자체가 법률 위반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의식이 없는 것을 알고 급히 전화를 걸어 회생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상상력과 추측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했다.

고유정 변호인 측은 검찰이 공소장 일본주의를 어겼기 때문에 공소기각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견해도 내놨다.

공소장 일본주의(一本主義)란 검사가 기소할 때 공소장을 하나만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법원은 실체적 심리를 하지 않고 형식재판인 공소기각 판결을 내리게 된다. 소송법이 규정하는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해 무효에 해당해서다.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를 받는다.

또 지난 3월 2일 오전 4∼6시께 의붓아들 A 군이 잠을 자는 사이 몸을 눌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도 받고 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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