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총쏘기 게임 접속 이력으로 '양심적 병역거부' 확인

박지은 / 2019-01-10 20:21:00

검찰이 '총쏘기 게임' 접속 이력으로 종교적 병역거부자의 진위를 판단하기로 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통해 종교적 신념이나 구체적인 양심이 얼마나 깊고 확고한 지를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 검찰이 '총쏘기 게임' 접속 이력으로 종교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을 판단한다. [배틀그라운드 캡처]


제주지방검찰청은 검찰이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제주지역 종교적 병역거부자 12명(1심 4명, 항소심 8명)의 국내 게임업체 회원 가입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대법원은 종교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무분별한 병역거부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은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해야 한다'고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이에 대검찰청은 지난해 12월 '종교적·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에 대한 판단지침'을 일선 검찰청에 배포했다.

대검의 판단지침은 모두 10가지다. △종교의 구체적 교리 △교리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명하는지 △신도들이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고 있는지 △종교가 피고인을 정식 신도로 인정하는지 △피고인이 교리를 숙지하고 철저히 따르고 있는지 △피고인이 주장하는 병역거부가 교리에 따른 것인지 △피고인이 종교를 신봉하게 된 동기와 경위 △개종했다면 그 경위와 이유 △피고인의 신앙 기간과 실제 종교적 활동 △피고인의 가정환경, 성장과정, 학교생활, 사회경험 등 전반적 삶의 모습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문제는 객관적으로 '신념이 얼마나 깊고 확고한지'를 판단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검찰이 고안해낸 방법은 'FPS(First-person shooter·1인칭 슈팅게임) 게임'에 접속 했느냐는 것이다.

왜냐하면 FPS 게임은 특정 종교에서 금기시하는 총기류를 이용해 전투를 벌이는 슈팅게임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총기류를 이용하는 대표적인 게임은 '서든어택',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등이다. 병역거부자들은 '집총거부'라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군대 입영을 거부한다. 하지만 총을 쏘며 사람을 살해하는 FPS 게임을 자주한다면 이는 간접적으로 병역거부 주장의 신빙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 게임업체 몇 군데를 선정해 법원에 조회를 의뢰했다"면서 "종교적 이유를 내세우면서 총 쏘기 게임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게임 업체에 접속 기록을 확인하고 종교적 활동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을 거치는 등 관련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재판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전국 법원에서 재판 중인 병역 거부자는 930여명에 이른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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