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플랫폼 갑질 방지, 위반시 과징금 부과
한국서는 규제에 오히려 반발…정부가 후퇴
기업, 수수료 부담에 플랫폼 경쟁력까지 위기
애플과 구글의 인앱결제(앱마켓 내 결제) 강제화가 유럽과 미국에서는 해결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몇 년째 논란만 거듭되고 있어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구글이 유럽과 미국에서는 인앱결제 강제화를 일부 완화할 전망이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기존 방침을 고수해 기업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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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 로고. [픽사베이] |
결제수수료 인상으로 서비스 가격까지 올려야 했던 음악서비스 업체들은 몇 년째 이어진 논란에도 적절한 해법이 나오지 않아 속앓이만 깊어진다.
특히 국회의 '인앱결제강제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가 애플과 구글에 수백억원 규모의 과징금 제재를 검토 중이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어 기업들의 답답함은 풀리지 않고 있다.
갑질 강력 규제 방침에 한발짝 물러선 애플·구글
파이낸셜타임즈와 더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에 5억 유로(약 7200억 원)의 과징금 부과를 예고한 것으로 알려진다.
애플이 앱마켓인 '앱스토어'의 지배력을 남용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들에게 불리한 거래 관행을 강요했다는 이유에서다. 애플이 앱스토어 내 모든 서비스 구매에 30%의 수수료를 부과, 추가 비용 부담이 없는 애플 뮤직과의 공정 경쟁을 막았다는 게 문제다.
EU는 3월부터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라 구글이나 애플 등 플랫폼 사업자들의 갑질에 대해 더욱 강하게 규제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시장법은 애플을 포함한 거대 플랫폼 기업들을 '게이트키퍼'로 지정하고 불공정 행위 적발 시 전세계 매출액의 최대 20%를 과징금으로 부과한다.
이같은 조치에 애플과 구글은 한발짝 물러서는 모양새다.
애플은 3월부터 EU에서 앱스토어 정책을 변경한다. 앱스토어가 아닌 외부 앱 마켓에서도 앱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다른 결제 수단을 인정하며 최대 30%였던 인앱결제 수수료는 17%까지 낮추기로 했다.
구글은 EU가 과거 부과했던 과징금에 항소하며 유럽에서는 대치 중이지만 미국에서는 합의금 지급 방식으로 후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앱결제에 반발한 기업들이 소송을 제기하면 합의금을 지급하며 강경 대치를 피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서는 강력 반발…정부가 오히려 후퇴
한국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애플과 구글이 정부 방침에 강력 반발하면서 규제가 되레 후퇴하는 양상이다.
방통위는 지난해 8월부터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에 대해 사실조사를 진행하고 10월 시정조치안을 통보했다. 아울러 구글 475억원, 애플 205억원 등 최대 680억원의 과징금 부과안을 전달했다.
하지만 구글과 애플이 반발에 나서면서 과징금은 다시 미확정 상태로 돌아갔다. 당시 구글은 "방통위가 시정조치안을 통보해 온 것으로 이를 면밀히 검토한 후 의견을 제출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애플도 "방통위 조사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앱스토어 적용 사항은 전기통신사업법을 준수한다고 믿는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방통위는 구글과 애플이 보내 온 반박 자료를 검토한 후 과징금 규모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두 회사가 보내 온 의견의 양이 방대해 방통위가 언제쯤 규제 방침을 확정할 지는 아직까지 미정이다. 지난해 위원장 교체와 인선 등으로 진통을 겪었던 터라 방통위는 업무 추진에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만일 구글과 애플이 과징금 철회를 위한 행정소송에 나서면 과징금 부과는 집행이 정지되고 법정 공방도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진통 겪는 기업들…플랫폼 경쟁력 약화로 전전긍긍
가장 진통을 겪는 분야는 음악 서비스다. 유튜브 뮤직, 애플 뮤직과 경쟁해야 하는 음악 서비스 기업들은 길어지는 인앱결제 강제화 조치로 나날이 힘겹다.
멜론과 벅스, 지니뮤직 등 국내 음악서비스 기업들은 유튜브 뮤직의 영향력이 날로 강해지는 가운데 수익 악화와 경쟁력 약화 위협을 함께 느끼고 있다.
한시적으로 합의한 '음악 스트리밍 저작권료 상생안'도 서둘러 확정해야 하지만 문제의 근원인 인앱결제 수수료가 인하되지 않으면 논의는 또 다시 공전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음악 분야 권리자단체들은 인앱 결제 수수료 인상에 대응해 올해 5월까지 한시적으로 상생안을 적용하고 이를 다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음악 서비스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화와 수수료 인상은 한국 음악 플랫폼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와 직결돼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빅테크의 전횡과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 규제가 늦어질수록 기업들이 버티는 체력도 저하되는 게 당연하다"며 "단호한 대책과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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