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채 매수 줄인 보험사…부동산시장에도 '나비효과'

유충현 기자 / 2026-02-19 17:17:43
K-ICS 규제 완화로 보험사 '장기채 사재기' 수요 위축
5년물 동반 상승 '키맞추기'…정책모기지·주담대 올라

장기채 시장 '큰 손'이었던 보험사 매수세가 주춤하면서 30년물 국고채 금리가 오름세다. 금융당국이 자본건전성 규제를 완화하면서 보험사들이 장기채를 매입해야 할 유인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장기 국고채 금리 상승세는 다른 채권으로도 번져 전반적인 금리 오름세를 야기하고 있다. 금리가 뛸수록 주택 매수 수요는 위축된다. 이에 따라 부동산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나비효과'가 예상된다.

 

▲ 최근 1년간 국고채 30년물 및 5년물 수익률 추이. [재정경제부 국고채통합시스템]

 

19일 재정경제부 국고채통합시스템에 따르면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0.015%포인트 뛴 3.535%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0.27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말(2.855%) 대비론 0.680%포인트 급등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따라서 채권 수요가 감소할수록 가격이 떨어져 금리는 상승세를 보인다.

 

국내 장기채 금리는 특히 보험사 수요에 큰 영향을 받는 구조다. 2023년 도입된 신 국제회계기준(IFRS17)은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자산과 부채의 만기를 최대한 맞춰야 한다. 장기보험에 대응하는 만기의 장기자산을 사들여야 하는 구조다. K-ICS(신지급여력비율) 규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도 장기채권 매입이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

 

이에 따라 한동안 보험사들이 30년 이상 초장기 국고채로 몰렸다. 수요가 공급을 압도해 우리나라 장기물 국고채는 주요국 가운데 이례적일만큼 낮은 금리를 유지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30년물 금리가 10년물 아래로 떨어지는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 구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6월 킥스비율 권고 기준을 150%에서 130%로 완화·시행한다고 공표한 데 따른 것이다. 보험사가 규제 대응을 위해 공격적으로 장기채를 사들일 필요성이 크게 줄었다.

 

▲ 남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아파트숲. [이상훈 선임기자]

 

주목할 부분은 장기 금리가 주택담보대출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5년물 채권 금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말 이후로 30년물 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동안 국고채 5년물 금리도 2.751%에서 3.397%로 약 0.65%포인트 상승했다.

 

강규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실 장기물 금리가 더 높았어야 할 상황이 '과잉수요'로 눌려있던 상황"이라며 "금리가 정상화되면서 5년물도 동조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30년간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채권 금리가 커졌다면 향후 5년간의 불확실성도 자연스럽게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고채 5년물 금리가 뛰면 자연히 금융채 5년물 금리 역시 오르고 주택담보대출 금리에도 상방 압력을 가한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의 준거금리로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주로 쓰이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이날 금융채 5년물 금리는 3.721%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로 0.225%포인트, 지난해 10월 말 대비로는 0.653%포인트 상승했다. 

 

또 한국주택금융공사(HF)는 올해 1월과 2월 보금자리론 금리를 0.25%포인트, 0.15%포인트씩 두 차례 인상했다. 주된 인상 배경으로는 국고채 5년물 금리 상승을 꼽았다.

 

금리 상승은 부동산 시장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한문도 명지대 대학원 실무투자분석학과 교수는 "다른 요인을 배제한다면 금리상승이 부동산 하방 요인이라는 것은 반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며 "지금처럼 추가 상승 기대감이 강하지 않은 시장에서는 금리의 영향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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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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