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 '하락베팅'하는 투자자들…공매도잔고 2개월새 2배↑

유충현 기자 / 2026-01-21 17:30:28
부동산PF 부실, 홈플러스 사태, 검찰 수사 등 '리스크 겹겹'
부실여신 비중도 대폭 상승…증권사, 목표주가 하향

여러 투자자들이 메리츠금융지주 주가에 '하락베팅'하고 있다. 최근 공매도 잔고가 크게 증가했는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1조 원이 넘는 홈플러스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등 악재가 겹친 탓으로 풀이된다. 

 

▲ 서울 강남구 메리츠타워. [메리츠금융그룹 제공]

 

21일 한국거래소(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메리츠금융지주의 공매도 순보유잔고는 106만0746주(메리츠금융 상장주식수 대비 0.61%)다. 지난해 11월 14일(50만3712주)와 비교해 두 달 사이 110% 이상 급증했다. 순보유잔고금액 기준으로는 614억 원에서 1118억원으로 504억 원 늘었다. 

 

공매도는 먼저 주식을 빌려 판 뒤 일정한 기간이 지난 뒤 되사서 갚는 투자법이다. 현재 수준보다 주가가 떨어져야 이익이 남으며 오르면 거꾸로 손해를 본다. 즉, 공매도 순보유잔고가 증가한다는 것은 시장에서 해당 종목의 주가 하락을 점치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공매도 순보유잔고 대량보유자 목록에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4곳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메리츠금융 주가는 최근 며칠간 소폭 반등했지만 투자자들은 주가하락에 대한 베팅을 오히려 확대하고 있다. 공매도 순보유잔고는 9일 95만9872주에서 16일 106만0746주로 10만 주 이상 늘었다. 

 

▲ 최근 2개월간 메리츠금융 공매도순보유잔고금액 및 주가 추이.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공매도 잔고 급증 배경으로는 겹겹이 쌓인 리스크가 꼽힌다. 가장 큰 우려는 부동산 PF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메리츠금융 자회사인 메리츠화재의 부동산 PF대출(브릿지론 포함) 잔액은 10조6000억 원으로 전체 운용자산의 4분의 1 수준에 달한다. 부동산 활황기 공격적으로 대출을 늘린 결과다. 하지만 하지만 비수도권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돌려받지 못하는 돈이 많아지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포저도 무척 크다.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들이 홈플러스에 빌려준 자금은 메리츠증권이 6551억 원,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캐피탈이 각각 2807억 원 등 1조2000억 원 규모다. 홈플러스가 금융권에서 차입한 돈(1조4461억 원) 대부분이 메리츠금융에서 나왔다. 홈플러스 경영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채권 부실화 위험이 부각되고 있다. 

 

임직원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는 부분도 악재다. 검찰이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지난 9일 공매도 잔고는 11만4272주 증가했다. 이날 메리츠금융 주가는 5.67% 급락했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수석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메리츠금융의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 비율은 7.8%로 전년 말 3.2% 대비 크게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룹 전반에 걸쳐 부동산과 기업금융 부담으로 인한 실적변동성이 내재돼 있어 지속적인 재무안정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권가 전망도 어두워지는 흐름이다. 지난해 11월 신한투자증권은 메리츠금융 목표주가를 14만9000원에서 14만6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대신증권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메리츠금융그룹은 중순위·후순위 대출을 취급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이어온 곳이다 보니 실적이 좋을 때도 있지만 잠재적 리스크가 항상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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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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