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자본 규제 본격화되면, 인수자 8000억원대 현금 부담 전망
산업은행이 또다시 5000억 원을 수혈하며 '아픈 손가락' KDB생명 매각을 재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자금 수혈에도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은 상태라 매물로서 매력이 여전히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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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용산구 KDB생명 본사. [KDB생명 제공] |
19일 KDB생명 경영공시를 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 경과조치 미적용)이 43.5%에 불과하다.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 5697억 원이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 1조3100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산업은행은 이달 중 이사회를 열어 KDB생명 매각 안건을 의결하고 다음 달 공개 경쟁입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10년 금호생명 인수 이후 일곱 번째 매각 시도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5000억 원을 증자했다. 재무건전성을 개선해 매물로서의 매력을 높이려는 의도다.
하지만 5000억 원의 신규자금을 투입해도 완전자본잠식 상태만 겨우 벗어날 뿐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지급여력금액에 새로 투입한 돈을 더해도 KDB생명의 K-ICS 비율은 81.6%에 그친다. 금융당국 요구기준(130%)을 맞추려면 6333억 원이 더 필요하다.
더 큰 문제는 내년부터 도입되는 기본자본 규제다. 금융당국은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을 의무 준수 기준(적기시정조치 요건)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KDB생명의 기본자본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마이너스(-) 7339억 원이다. 5000억 원 증자 후에도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20.4%에 불과하다. 의무 기준인 50%에 한참 못 미친다. 기본자본은 후순위채로 메꿀 수 없으므로 의무 기준을 맞추려면 8000억 원가량 증자가 필요할 전망이다.
건전성 규제에 정통한 한 생명보험사 실무자는 "KDB생명 기본자본을 확충하는 방법은 증자뿐인데 이는 인수자에게 직접적인 현금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자본확충 부담이 막대하니 인수 후보자들은 꺼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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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뉴시스] |
산업은행은 투입된 공적자금 규모를 고려해 1조 원 수준의 매각가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매물로서 매력이 낮아 인수자를 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때 거론되던 교보생명, 태광그룹 등도 실제 인수전에 나설 뜻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그나마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유일한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으나 그마저 미지수다.
한투는 지난해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인수를 검토했지만 시너지 부족과 추가 자본 부담 등을 이유로 발을 뺐다. '웃돈을 주더라도 제대로 된 자산을 인수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한투 관심사가 '보험 영업'보다 '자산운용 전략'에 있다는 점이 산업은행으로서는 긍정적이다. 연금·저축성 상품으로 확보한 유동성을 자산운용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BNP파리바생명을 인수하려다가 포기했던 것과 달리, KDB생명은 영업 기반과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검토할 가치가 한층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보험사 M&A 소식에 밝은 한 생명보험사 임원은 "롯데손해보험 사례처럼 대주주가 바뀌더라도 계약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KDB'라는 브랜드를 계속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다면 매력이 다소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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