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상단 6.5% 근접…'영끌족' 비상

안재성 기자 / 2026-01-20 16:53:36
5년 전 저금리 기조일 때 고정형 주담대 받은 차주들 충격 커
대출금리 2배 이상 오른 차주도…변동형 주담대도 금리 상승세

임 모(42·남) 씨는 2021년 1월 30년 만기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5억 원을 받아 집을 샀다. 당시 금리는 연 2.83%, 매월 내야 하는 원리금은 약 206만 원이었다.

 

상당히 부담스러운 금액이었으나 집을 사야 한다는 절박감에 강행했다.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면 감당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며칠 전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기한 5년이 지나 대출금리가 갱신됐다. 새로 적용된 금리는 연 5.97%. 매월 갚아야 하는 원리금이 약 290만 원으로 불어났다. 물가는 뛰었고,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지출이 늘어나는 시기라 이만저만한 부담이 아니다. 

 

임 씨는 "지금 가계부가 마이너스"라면서 "해결책이 보이지 않아 집을 팔아야 하나, 고민하게 되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지점. [뉴시스]

 

대출금리가 고공비행하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은 부동산 투자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특히 임 씨처럼 5년 전 아직 저금리일 때 큰 부담을 무릅쓰고 대출을 받았다가 올해부터 금리가 갱신되는 차주들은 충격이 크다.

 

5년 전인 2021년 1월엔 5대 은행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2.50~4.00% 수준이었으니 대출금리가 3.00%포인트가량 급등한 차주가 여럿이다. 임 씨는 "5년 후 대출금리가 어느 정도 오를 수 있다고는 생각했으나 2배 넘게 뛸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낯을 찌푸렸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들도 오르는 금리에 한숨이 나오긴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해 6~9월 사이 한창 집값이 오를 시기에 영끌로 주택을 구매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당시 5대 은행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30~5.90% 수준이었다. 이미 대출금리가 0.4%포인트가량 오른 데다 향후 더 뛸 전망이다.

 

20일 KPI뉴스가 은행별 자료를 취합한 바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이날 기준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15~6.45%다. 지난 14일(연 3.90~6.20%)과 비교해 일주일도 지나기 전에 하단과 상단이 모두 0.25%포인트씩 올랐다. 상단은 6.50%에 근접했다.

 

같은 기간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 3.71~6.11%에서 연 3.77~6.18%로 하단은 0.06%포인트, 상단은 0.07%포인트씩 상승했다.

 

준거금리가 뛴 영향이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따라서 준거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상승한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준거금리로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은 코픽스가 주로 쓰인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19일 기준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연 3.65%로 13일(연 3.50%) 대비 0.15%포인트 뛰었다.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89%로 전월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 4개월 연속 오름세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 임원은 "고환율·고물가 탓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중금리가 상승세"라며 "대출금리도 따라 오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번 달까지 기준금리를 2.50%로 5회 연속 동결했다.

 

앞으로도 인하 가능성이 별로 없어보인다. 1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결정문엔 기존에 있던 금리인하 관련 문구가 빠졌다. 인하 가능성을 더는 열어두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직전 회의(작년11월)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문구가 있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월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며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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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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