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 연립주택 부지에 고층아파트 승인…"제2 LCT·대장동 우려"

박동욱 기자 / 2025-12-19 16:57:59
지원건설 매입 직후 지구단위 변경으로 막대한 개발이익 예상
기여금 230억에 여론 싸늘…'분양가 상한제' 여부 초미의 관심

부산 해운대 53사단 인근 연립주택 용지(좌동 1360)에 추진되고 있는 고층 아파트 '특혜 논란'이 행정관청의 사업 계획 승인에 따라 다시 불붙고 있다. 일부 구의원들은 벌써부터 '제2의 LCT·대장동 사태'를 거론하는 상황이다.

 

해운대구청은 토지 용도 변경에 반대 입장을 낸 구의원들을 도시건축공동위원회(위원장 부구청장) 심의 회의에서 배제시킨 뒤 올해 3월께 지구단위계획 변경 결정을 강행한 터여서, 시행사 요구 그대로 아파트 분양 사업이 진행될 경우 향후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 사진은 지난해 10월 11일 해운대구의회 의원들이 임시회 본회의에서 좌동 1360번지 핀셋 용도변경에 대한 반대 결의안을 채택한 뒤 단체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해운대구의회 제공]

 

19일 해운대구청 등에 따르면 부산지역 중견 건설업체 지원건설은 올해 6월께 좌동 1360번지 2만5874㎡ 부지에 29층 규모의 아파트 건축 계획을 제출했고, 구청은 10월 15일자로 사업계획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부지에 대한 특혜 논란은 시행사의 자발적인 기여금 규모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여부와 연계돼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어서, 지역사회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문제의 부지는 해운대 좌동 신시가지 택지개발용지(그린시티 92만여 평) 가운데 아직도 개발되지 못한 마지막 부지로, 당초부터 연립주택 용도(최고 높이 4층 이하 용적률 100% 이하)로 묶여 있었다. 1986년 시작된 택지개발사업의 시공사 대우건설과 한국토지공사가 공동 소유권을 갖고 있다가 2014년 주식회사 삼정에 매각했다. 당시 매입가는 261억 원으로 알려졌다.

이후 해당 부지는 지난해 5월 31일 지원건설에 넘어갔다. 매입가는 1180억 원으로, 삼정은 11년 만에 919억 원에 달하는 시세 차익을 챙겼다. 이 땅을 사들인 지원건설의 사주는 박재복 부산주택건설협회장이다.

 

삼정이 소유하고 있던 2023년부터 나돌기 시작한 이곳 '고층 아파트 개발' 추진 계획은 이듬해 5월 박 회장이 대표로 있는 지원건설 소유로 넘어가면서 급진전됐다. 해운대구의회는 같은 해(2024년) 10월 임시회에서 김백철 의원이 대표발의한 '핀셋 용도변경에 대한 반대 결의안'을 20명 중 16명 의원 동참으로 채택했지만, 구청의 강력한 추진 의지에 밀려 속수무책이었다.

 

삼정→지원건설 매각 몇개월 만에 '핀셋 용도변경'

건축계획안대로 승인되면 시행사 수천억 개발이익


▲ 해운대구청이 올해 3월 고시한 좌동 1360번지 지구단위계획 변경 내용 캡처

 

해운대구청은 지난해 말께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4층 이하 연립주택만 지을 수 있는 해당 부지를 '최대 29층짜리 아파트 4개 동 건립 가능'하도록 용도변경 안건을 통과시켰다. '지구단위계획 변경' 고시는 이로부터 3개월여 뒤인 올해 3월 19일 이뤄졌다.

 

도시건축위원회 위원인 여야 구의원 2명이 자신들을 '이해관계자'로 제외시킨 구청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한 끝에 올해 9월 감사원으로부터 '해운대구청 주의 조치'를 받아냈으나, 용도 변경은 되돌릴 수 없는 사안이 됐다.

이에 따라 지원건설은 해운대구청의 건축허가증을 받아쥐게 되면, 평당 3000만~4000만 원(인근 아파트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2000억~3000억 원대 개발이익을 챙길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해운대구청은 지원건설로부터 얼마나 많은 '개발 기여금'을 받아낼 수 있을까. 지원건설은 당초 '좌동 그린시티 노후 열 수송관 보수·교체' 명목으로 200억 원을 제시했다가 해운대구청과 논의 과정에서 230억 원으로 올렸다. 하지만 개발이익에 비하면 턱 없이 적은 수준이다.

당초 지원건설 박재복 회장은 해당 부지가 '분양가 상한제' 지역이라는 점을 전제로 이 같은 '개발 기여금'을 제시했으나, 최근에는 해운대구청 내부에서조차 '분양가 상한제' 적용 자체가 어려울 것이란 얘기가 나돌고 있다.

실제로 이번 달1일 열린 해운대구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진장한 건축과장은"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이 공공택지·민간택지가 있는데, 민간택지는 지금 거의 다 해제가 되고 남아있는 게 (서울) 강남 3구-용인 이렇게 4군데만 남아있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와 관련, 이날 행감에서 구청의 안일한 행정을 질타한 최명진 구의원은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와 같은 방식이 유지된다면 제2의 엘시티, 제2의 대장동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최 의원은 "해운대 신축 아파트 시세가 평당 3000만~4000만 원 상황에서,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을 경우 민간사업자에 수천억원의 개발이익을 안기게 된다"며 "해운대는 과거 LCT 개발 과정에서 절차와 공정성 문제로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겪은 만큼 같은 실수가 반복하지 않도록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최명진 구의원이 행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는 모습 [해운대구의회 제공]

 

KPI뉴스 /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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