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대통령'의 역설…트럼프 시대, 금이 웃는다

안재성 기자 / 2026-01-21 17:01:48
금값, 역대 최초 온스당 4700달러 돌파…은값도 95달러 넘어
트럼프 '그린란드 욕심'에 경제 불확실성 ↑…美·EU 관세전쟁 위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취임 후 시장 흐름은 오히려 코인 대통령보다 '금 대통령'에 더 어울리는 모습이다.

 

일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작년 비트코인 가격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가상자산 시장이 지지부진한 데 반해 금과 은 가격은 폭등해 새 역사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국제 금값은 전일 대비 1.60% 오른 온스당 4671.5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금값은 장중 한때 4705.20달러까지 치솟아 역대 최초로 4700달러 선을 돌파했다.

 

국제 은값은 2.1% 상승한 온스당 93.80달러를 기록했다. 은값은 장중 95달러 선을 넘기도 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탓에 금과 은 가격이 치솟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금과 은 가격은 역사적인 수준으로 폭등했다. 지난해 국제 금값은 64.6%나 뛰어 '2차 오일쇼크'가 일어났던 1979년(126.0%)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서도 이날까지 7.6% 올랐다.

 

은값 또한 작년에 148.0% 폭등하는 등 새 역사를 쓰고 있다. 1980년 1월 기록했던 최고가(온스당 48.70달러)가 45년간 깨지지 않았었는데 작년 10월에 뛰어넘었다.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2배 가까이 더 치솟았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전 세계 모든 나라를 상대로 무차별적인 관세 폭격, 미중 무역전쟁, 이란 핵시설 폭격 등 파격적이고 예측하기 힘든 행보를 보여 경제 불확실성을 키운 탓이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안전자산인 금, 은 등 귀금속으로 투자금이 쏠린다.

 

최근엔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욕심을 내면서 유럽연합(EU)과 갈등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는 덴마크,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8개국에 다음 달 1일부터 10%, 6월부터는 25%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히자 EU도 격분했다. EU는 930억 유로 규모 대미 관세를 포함한 보복 패키지를 검토 중이다.

 

미국은 계속 갈등 증폭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유럽이 보복 관세를 실행한다면 확전 양상으로 흐를 것"이라고 밝혔다.

 

팀 워터러 KCM 트레이드 수석 분석가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파격적인 국제 정치 접근법과 저금리 지향 정책은 귀금속 시장에 최적의 자양분"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도 금값 상승에 일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금리인하 압박, 리사 쿡 연준 이사 해임 시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검찰 수사 소식 등이 연준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켰다. 이 때문에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금값에 상방 압력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이 가라앉지 않을 것 같아 금값 오름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씨티그룹은 향후 3개월 새 금값은 온스당 5000달러 선, 은값은 100달러 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독립증권 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금값이 5000달러는 가뿐히 넘을 듯하다"며 "은값은 12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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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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