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법 2심 "죄형 법정주의 원칙과 내용 종합하면 죄 인정 어렵다" 판시
조계종 전 총무원장이었던 승려의 비리 취재 및 보도 청탁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법정구속됐던 전직 기자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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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지방법원 정문 [뉴시스] |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형사1부(재판장 박준용)는 전날(21일) 배임수재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 2억8000만 원을 선고받은 A(60)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A 씨는 2017년 8월께 불교계 인사로부터 전 조계종 총무원장 B 씨의 비리에 대한 취재 및 보도를 해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고 2억8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와 관련, A 씨는 '취재 요청을 받을 당시에 기자 신분 아닌 상태에서 청탁자의 거듭된 요청으로 장비 및 인력 채용 비용을 지원받아 그 용도로 실제 사용했고, 보도하려 한 내용이 공익에 부합한다'며 혐의를 적극 부인했으나, 1심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과 2심의 판결은 배임수재죄 구성요건상 '타인의 사물을 처리하는 자'라는 신분범의 해석에 따라 엇갈렸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열린 1심은 '피고인이 장래 기자로 복귀해서 활동할 것이 확정적으로 기대되고 있었고, 실제로 단기간 언론사와 용역계약을 맺고 기자 활동을 재개한 점'을 들어 신분범의 범위를 넓게 해석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죄형 법정주의의 원칙이나 배임수재죄 법 조문의 규정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금품을 수수하고 부탁을 받을 당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위치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는 선고 공판에 1주일을 앞두고 A 씨에 대한 보석 신청을 받아들여 석방 조치하기도 했다.
이번 판결을 이끌어 낸 이종룡 변호사는 "1심 판결은 죄형법정주의 헌법 정신에도 부합하지 않을 뿐더러 기사 내용 역시 부정한 청탁에 의한 부당한 기사로 폄하할 수 없는 공정보도의 성격이어서 무리한 판결이었다"며 "항소심 판단은 검찰이나 법원의 무리한 기소나 판결로 무고한 국민이 피해를 입는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당시 A 씨는 2017년 조계종 총무원장에 출마한 설정스님의 허위학력을 첫 보도해 당선뒤 결국 탄핵 사태를 맞게 한 계기를 제공했다.
또한 조계종 지도층 승려들의 국내 해외 원정도박의 실체와 국회의 특정 사찰들에 대한 쪽지 예산 밀실 편성으로 인한 혈세 낭비 현장을 연속으로 영상 추적 보도해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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