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가 22억여 원을 지급하다 뒤늦게 환수 조치에 나선 직원 자녀수당을 퇴직자에게는 미적용하면서 '이중 잣대'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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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농어촌공사 본사 전경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
한국농어촌공사는 노사합의를 거쳐 2024년 1월부터 1년 4개월 동안 직원 1898명에게 자녀수당 명목으로 22억1068만7000원을 지급했다고 12일 밝혔다.
첫째 3만 원, 둘째 7만 원, 셋째 11만 원 등으로 자녀가 3명인 직원은 수당으로 매달 21만 원을 받는 구조다.
하지만, 기재부의 예산 운용 문제 지적에 따라 자체 감사를 통해 지난해 7월부터 환수 조치에 나섰다.
재직자는 일시불과 분할 등 두가지 방식으로 전액 환수를 했지만, 퇴직자는 '예외' 혜택을 받았다.
한국농어촌공사는 "회수 관련 안내문을 발송했지만 퇴직자 1명이 이의를 제기해 서울 법무법인에 자문한 결과, 퇴직자에게 회사내규를 적용할 수 없어 환수가 불가능하고, 소송을 하더라도 질 수 있다는 내용의 자문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공기업으로서 '법제처 등 정부 기관에 유권해석을 요청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법무법인 자문 내용이 구체적이어서 다른 곳에는 문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예산 운용에 문제가 있다는 정부 지적에도 법제처 등 정부 부처에 공식 유권해석을 요청하지 않고, 협약 관계에 있는 단일 법무법인의 자문만으로 환수 불가 결정을 내린 점은 논란이다.
결과적으로 재직자는 환수, 퇴직자는 소송 우려로 '환수 제외'란 특혜를 준 셈이 되면서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감사원이 평소 공공기관의 책무를 저버린 행위로 간주하는 '소극적 환수 행위'에도 해당한다.
소극적 환수 행위란 법령에 따라 환수해야 할 금액이나 재산을 소송 우려 등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회수하지 않는 태도로, 국민 권익 침해와 공공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농어촌공사는 해당 자문으로 이의 제기 전, 퇴직자 19명이 우선 반납한 1391만 5922원을 전액 돌려줬다.
아울러 '퇴직자 예외' 혜택으로 퇴직자 35명의 호주머니로 고스란히 들어간 예산은 모두 2804만 3776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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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인중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
김인중 한국농어촌공사 사장도 이를 보고 받은 뒤 별다른 문제 제기나 지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재직자에게 일일이 동의를 다 받은 뒤 회사 측에 이를 먼저 제안해 환수에 나섰는데, 퇴직한 분들은 환수하지 않은 것은 이중적인 부분이 있어 불합리하게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인구 절벽과 청년층의 결혼·출산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에 지급되고 있는 자녀수당을 장기적으로는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박형대 전남도의원은 "정부가 예산 운용 문제를 지적한 사안임에도, 공기업이 퇴직자에게만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소극 행정이자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다"고 비판했다.
KPI뉴스 /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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