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공무원, 1년간 공탁금 48억 횡령…가족 4명 공동정범

최재호 기자 / 2023-12-29 14:14:29
법원, 22일 28.5억 고발 이어 추가 조사 끝에 19.6억 더 밝혀내
법원행정처, 전국 법원 공탁소 부정출급 사례 전수조사 들어가

전산조작으로 법원 공탁금 28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최근 구속된 부산지법 공무원의 추가 범행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이후 피해 공탁금 규모는 총 53건 48억1000만 원으로 불어났다.

 

▲ 부산지방법원 정문 [뉴시스]

 

29일 부산연제경찰서 등에 따르면 부산지법은 종합민원실 공탁계 7급 공무원 A 씨에 대한 횡령 사건 조사 과정에서 39회에 걸쳐 19억6000만 원을 더 빼낸 사실을 확인, 지난 26일 경찰에 추가 고발했다. 범행을 함께 모의한 A 씨 가족 4명도 공동정범으로 고발당했다.

 

앞서 부산지법은 자체조사를 통해 A 씨가 지난해 11~12월 16회에 걸쳐 공탁금 28억5000여만 원을 자신의 누나 명의 계좌로 부정 출급한 정황을 파악하고 연제경찰서에 고발했고, A 씨는 지난 22일 긴급체포 및 직위해제된 데 이어 24일 구속됐다.


이후 부산지법의 추가 조사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이번 달까지 1년 동안 37회에 걸쳐 19억6000만 원이 A 씨의 가족 3명(부모와 또다른 누나) 계좌에 송금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공탁 사건의 피공탁자가 '불명'이거나 오랜 기간 수령해가지 않는 공탁금을 대상으로 수령자를 '포괄 계좌'로 등록하는 수법으로 돈을 빼돌렸다. '공탁금 포괄계좌'는 공탁금을 수령할 때 향후 모든 공탁사건에 대해 자동적으로 입금되도록 하는 계좌다.

이 같은 범행은 지난 20일 한 피공탁자의 채권자가 공탁금 출금청구권을 행사하면서 들통났다.

 

A 씨는 횡령 이외에 공전자기록 위작·변작 혐의도 받고 있다. 범행 과정에서 전산 상 피공탁자란을 본인 가족 이름으로 바꾸고 인감증명서 등을 첨부해 공탁금 출급청구서를 작성한 뒤 공탁관 인감을 몰래 사용했다.

본래 공탁금 출급 결정은 공탁관 고유 권한이지만, 관련 내규상 오(誤) 송금을 막기 위해 공탁관 업무를 보조하는 공무원(6~7급)에게도 확인 목적에 한해 전산 내 권한이 부여된다는 점을 악용했다. 

한편 법원행정처는 29일 전국 법원 공탁소가 동일한 업무 시스템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부정출급 사례를 확인하기 위해 전수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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