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군 대양면에 위치한 정양늪 습지에 대한 정부의 보호지역 지정 방침과 관련, 지역민들이 찬반으로 나뉘어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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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천 정양늪 생태공원 전경 [김도형 기자] |
합천군은 환경부의 권유에 따라 지난해 4월부터 정양늪 주변 47만7601㎡ 구역을 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용역을 통해 모든 준비를 마치고 환경부에 최종 건의만 남겨두고 있다.
준비 과정에서 예상과는 달리 보호구역 지정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나타났다. 수차례 주민설명회를 거치면서 정양늪 인근 일부 주민들이 각종 규제로 재산권 행사를 제한받을 우려가 있다며 반발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에 반해 늪의 생태적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려 함양울산고속도로 합천IC 주변 생태관광명소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찬성 주민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정양늪 습지가 국가 습지보호지역이 되면 인근 주민들의 재산권에 어떤 영향을 줄까? 관련법을 통해 반대 주민들의 우려 사안들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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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양늪에서 포착된 멸종위기 야생생물II급 금개구리 [김도형 기자] |
국가 습지보호지역은 '습지보전법'에 의해 지정되고, 관리·운영된다. 습지 보전법 제2장 습지의 보전 및 관리 제8조(습지지역의 지정 등)을 살펴보면 △자연 상태 원시성을 유지하고 있거나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 △희귀하거나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이 서식하거나 나타나는 지역 △특이한 경관·지형적·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지역 중 하나만 충족해도 습지 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양늪은 생태공원 생태계 조사 용역(책임 연구원 '자연과 사람들' 곽승국) 정밀 조사 결과, 이 같은 요건들을 충분히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용역 팀은 "천연기념물 수달을 비롯해 멸종위기 야생생물II급인 남생이·금개구리·대모잠자리·가시연과 국제자연보존연맹(IUCN) 적색 목록 '취약' 야생생물 고라니가 서식하는 등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자연성이 높아 관리·보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습지보호지역은 개발 제한과 관련해 '습지보전법'과 '자연환경보전법' 두 가지 법의 영향을 받는다. 먼저 습지 보전법은 제13조에 '행위 제한'을 두고 있다. 습지보호지역에서 △건축물·인공구조물의 신축·증축 △습지 수량 증가·감소 행위 △흙·모래·자갈·돌 등 채취 △광물 채굴 △동식물 인위적 들여오거나 포획·채취 등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범위 안에서만 위 행위들을 금지한다는 것으로, 주민들의 우려와 같이 습지보호지역 주변의 사유지 개발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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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양늪의 멸종위기 야생생물II급 대모잠자리 [김도형 기자] |
습지 보전법 8조는 보호지역 주변 지역을 '습지 주변 관리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습지 주변 관리지역에서는 △생태계 교란생물 방생·재배 행위 △일정 규모 이상 간척사업, 공유수면 매립사업 등을 제한한다. 이 밖에 습지보호에 위해를 줄 수 있는 행위를 하려는 사람은 환경부 장관이나 시·도지사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승인 대상은 동 시행령을 통해 공유수면 매립이나 농지 활용, 점용, 골재채취, 입목벌채 등으로 규정하고 있어, 습지보전법에 의해 개발이 제한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
정리하면, 정양늪 습지가 국가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되더라도 습지보전법에 의해 주변 지역까지 직접적으로 개발을 제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는 것이다. 주변 지역에 대해선 시장·군수가 '습지 주변 관리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으나, 주변 관리지역의 경우에도 생태계 교란생물에 대한 제한 외에는 개발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다만 자연환경보전법은 28조 '자연경관 영향의 협의'에서 습지보호지역을 다루고 있다. 이에 따르면, 습지보호지역 인근 300m 안에서 개발사업을 할 때 인·허가 과정에서 자연경관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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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양늪의 멸종위기 야생생물II급 가시연꽃 [김도형 기자] |
이때 개발사업이 자연경관에 미치는 영향과 보전 방안을 전략환경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에 포함함으로써 환경부장관이나 지방 환경 관서장과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자연환경보전법'에 적시된 습지보호지역 규정 또한 대규모 개발사업과 관련해 일정한 인근 지역에 대한 규제 사항을 담은 것으로, 일반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 제한과는 무관한 셈이다.
합천군 관계자는 "정양늪 습지보호지역 지정 범위는 습지만 보전한다는 것으로, 다른 개인의 땅까지 침범하는 건 결코 아니다"며 "자연환경보전법 관련해서도 대형 개발사업의 경우에만 자연경관 협의를 추가로 하면 되는 것으로, 주민들의 물질적 피해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도형 기자 ehgud0226@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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