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인질 오인사살'에 수천 명 항의 시위 후폭풍

유충현 기자 / 2023-12-17 12:17:48
텔아비브 모인 시위대,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휴전 요구
상의 벗고 백기 흔들던 인질에 총격…교전규칙 위반 지적도
네타냐후 "애도하지만, 하마스 향한 군사적 압박 계속돼야"

이스라엘군이 자국민 인질 3명을 오인사격으로 사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인질 석방 협상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등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16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텔아비브에서는 이스라엘군의 자국민 오인사살을 비판하는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인질 석방을 위한 즉각 협상 재개를 요구했으며, 일부는 인질 석방을 위한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했다. 

 

▲ 이스라엘군(IDF)이 하마스와 교전 중 자국 인질 3명을 오인사살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AP 뉴시스]

 

이스라엘군(IDF)은 전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에서 교전 중 이스라엘군 대원이 이스라엘인 인질 3명을 위협으로 잘못 식별, 총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 당국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진행한 예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구금 상태에서 벗어나 이스라엘방위군(IDF) 병사들에게 수십 미터 거리로 다가갔으나, 병사들은 이들을 하마스 조직원으로 착각해 총격을 가했다. 인질 2명은 그자리에서 즉사했으며, 나머지 한 명은 인근 건물로 도망쳤지만 이스라엘 병사들이 추격해 사살했다.

 

숨진 인질 3명 중 한 명은 흰 옷을 묶은 작대기를 들고 있었으며, 세 사람 모두 상의를 입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을 향해 자신들이 자살폭탄 조끼 등으로 무장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 가자지구 인근 이스라엘 남부 주둔지의 이스라엘 군인들이 가자지구에 진입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AP 뉴시스]

 

항복하려는 사람을 향한 발포가 교전규칙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16일 성명을 통해 "그들은 폭탄을 갖고 있다는 의심을 사지 않도록 상의를 벗은 채 움직였고, 흰 천을 들었다"고 인질이 이스라엘군에 자신들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격은 교전 중에 발생했으며 병사들이 압박을 받고 있었다"고 할레비 참모총장은 덧붙였다.

 

이번 사건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며 하마스에 대한 군사작전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 사건으로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 나라 전체가 그럴 것"이라며 숨진 인질 3명의 이름을 부르고 애도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하마스를 뿌리 뽑은 이후 가자지구를 비무장지대로 만들고 이스라엘군이 치안을 유지하도록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인질들의 사망을) 깊이 애도하지만 군사적 압박은 인질들의 귀환과 적대 세력에 대한 승리를 위해 모두 필요하다"며 "가자지구 지상전은 하마스를 뿌리 뽑을 때까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AP 뉴시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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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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