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에 이어 경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던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선거가 장인화 현 회장의 연임 출마 선언 번복으로, 양재생 은산해운항공 회장이 사실상 부산지역 상공계 수장으로 낙점됐다. 부산상의는 지난 16일 의원총회를 열어 양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공식 추대했다.
이에 따라, 부산 상공계의 관심은 양재생(67) 회장이 이번 달 초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약속한 '100억 원 기부'에 대한 구체적 실행 계획을 언제 밝힐 지에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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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재생 은산해운항공 회장 [뉴시스] |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된 부산상의 회장 선거는 당초 지난 1월 회장단의 합의 추대를 받은 장인화(62·동일철강 회장) 회장의 연임 출마 선언으로 재선이 유력했으나, 양재생 회장의 출마 선언으로 분위기가 급변했다.
양재생 회장은 지난달 23일 출마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데 이어 이번 달 2일에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회장에 당선되면 부산상의에 100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그는 "지역 상공계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기금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일찍부터 했다"며 "이번 주중(2월 첫째 주)으로 부산상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금 운용방안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인화 회장에 "부산상의 발전 방향과 관련한 공개토론회 개최를 갖자"고 압박했다.
이로부터 불과 사흘 만인 지난 5일, 장 회장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지역 상공계의 반목과 분열을 막고 화합의 초석을 마련한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차기 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물러섰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신정택 전 부산상의 회장과 박용수 현 부회장이 함께 참석했다.
장 회장은 3년 전인 2021년 3월 당시 전임 허용도 회장의 단임 실천으로 치러진 제24대 회장 선거를 앞두고 회장단 합의 추대를 받았던 송정석 삼강금속 회장에 맞서 지역 2세 기업인 모임 '차세대 기업인 클럽' 지지 속에 전격 출마해 부산상의 수장 자리를 꿰찬 바 있다.
당시 지역 상공계의 분열을 낳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장인화 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상공계 원로들의 지지를 받는 양재생 회장과 또 다시 과열 선거전을 치를 경우 감당할 수 없는 후윳증을 떠안아야 한다는 현실적 부담감을 고려, 불출마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역 상공계는 양재생 회장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청년 스타트업과 지역 상공인 지원을 위해 쾌척하기로 약속한 '100억 기부' 실천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전적으로 회비로만 운영되는 부산상의 재정 구조상 회비 징수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양 회장이 취임 직후 기부 약속을 실천하면, 지역 상공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양 회장이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상공계 내부 반목과 함께 재임 기간 3년 내내 리더십 발휘를 방해하는 장애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 벌써부터 지역 상공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부산상의 회장 선거에서 이 같은 거액의 발전기금 기부안이 제시된 적이 있지만, 실제로 기부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부산상의 회원사의 한 기업인은 "양 회장이 100억 원이라는 구체적 발전기금 액수까지 제출해 놓고, 약속했던 기금 운용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며 "목적을 달성했다는 이유로 이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취임 직후부터 그의 지도력은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상의는 오는 21일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24일부터 닷새간 상의 의원 후보 등록을 받을 예정이다.
KPI뉴스 /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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