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대표 도시' 김해시의 헛구호…가야글로벌센터 운영 들여다보니

최재호 기자 / 2024-11-04 13:38:25
2022년 행안부 공모사업 설립된 '외국인 소통' 핵심 거점시설
교육비 한달 50만원 불과…재위탁 앞두고 인색한 지원금 구설

홍태용 경남 김해시장의 다문화 정책이 겉돌고 있다. 외형상으로 '글로벌 국제도시'를 내세우면서도 정작 외국인을 위한 기초 인프라 구축에 극히 인색하다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다른 지자체에서 보기 힘든 외국인복지팀(여성가족과)까지 가동되고 있지만, 상주 외국인들을 위한 지원 커뮤니티 공간을 위한 기본적 예산 확보마저 등한시한 채 '경남의 대표적 다문화 도시'라는 헛구호만 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 김해시청 전경 [김해시 제공]

 

김해시는 4200여 세대의 다문화 가족과 2000여 명의 다문화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다문화 도시'다. 동남지방통계청이 지난 10월 발표한 '2000~2023 인구로 보는 동남권' 보고서를 보면 김해시의 외국인 상주 인구는 도내에서 단연 1위(3만여 명·인구 5.6%)였다.

외국인들이 몰려있는 경기도내 기초자치단체를 제외하고는 한강 이남 다문화 대표 도시를 자처하는 김해시이지만, 외국인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 및 시설 투자에 대한 예산 지원은 매우 소극적이다. 

 

김해지역에서 부원동과 함께 외국인들의 거점으로 꼽히는 동상동에 자리잡고 있는 '가야글로벌센터'의 운영 현황을 들여다보면, 허술한 다문화 시책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다.

 

'가야글로벌센터'는 행정안전부의 외국인 거주지역 기초인프라 조성사업에 선정돼 국비(3억여 원) 확보를 통해 설립된 곳이다. 동상시장 공영주차장 건물 6층에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191.3㎡에 사무실, 상담실, 교육실, 북카페 등을 갖추고 있다. 

 

개소 당시 민관 공동 운영 방안이 거론되다가, 민간단체 가야글로벌지원단(대표 안윤지)이 2년간 위촉 운영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가야글로벌센터'의 지난해 외국인 이용 숫자는 1912명, 올해에는 상반기(6월까지)에만 1900명에 달했다. 수치상으로 보면 외국인들의 호응도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정부 공모사업으로 추진된 해당 센터 예산을 보면, 빈약하기 짝이 없다. 이곳 예산은 매년 4300만 원 수준이다. 상주 근무 인원 1명 인건비(2843만)·회의비(449만)·운영비(388만)를 빼면, 교육비는 620만 원에 불과하다. 한달 교육비가 50만 원 남짓이다.

 

'가야글로벌센터' 수탁 민간단체는 김해시의 이같은 미미한 지원 탓에 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로부터 후원금 1000만 원을 후원받아 겨우 센터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 센터의 노력으로, 올해 마사회 후원금이 1500만 원으로 올랐다. 

 

이 같은 열악한 상황에서 김해시의 지원 규모는 그대로 유지된 채, 가야글로벌센터의 위탁 업체가 2년여 만에 바뀔 전망이다. 

 

지난 9월 3일 열린 시의회 사회산업위원회에서 한미정 여성가족과장은 "운영성과 평가를 하면서 홍보라든지 이용시설이라든지 외국인 상담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재계약보다는 재위탁으로 결정했다"며 위탁기관의 교체 방침을 명확히 했다. 

 

시의회로부터 '가야글로벌센터' 민간기관 재위탁 동의안을 승인받은 김해시는 이번 달에 수탁 기관을 최종 결정하게 되는데, 현재 운영단체는 사전에 이 같은 기류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듯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드림다문화연구소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안윤지 가야글로벌지원단 대표는 "현재 지원단에는 17개 국 다국적 대표들이 모여있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너무너무 힘들어도 전문성을 갖고 제도화를 이끌었는데…"라며 김해시의 위탁기관 교체 방침에 허탈해 했다.

 

안 대표는 "지난해 어떤 공모사업을 추진하다가 시청 주무 부서에서 '국제결혼 이주 여성은 한국 국적이니 외국인 주민이 아니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이 항의하는 사태로 번져) 큰 이슈였다"며 당시 김해시와의 갈등을 재위탁 방침 배경으로 풀이했다. 

 

이에 대해 여성가족과 외국인복지팀 팀장은 "조례상 공개모집을 통한 재계약이 원칙으로, 더 실력이 좋은 기관이 있으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해명한 뒤 "(신청 3개 기관에 대해) 11월 말에 시민단체 대표 등이 참가하는 수탁위원회를 열어 최종 운영단체를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신청 3개 기관에는 현 운영단체 '가야글로벌지원단' 또한 포함돼 있어, 향후 김해시가 최종적으로 어떤 판단을 내릴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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