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당신의 비트코인 찾아가세요"…크리온거래소 사기 '비상'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 2026-01-08 11:39:25
"피해금 환급 도와준다"며 재접근…'2차 피해'까지 이어져
"당신의 비트코인을 보관 중입니다. 기간 내 회수하지 않으면 소멸됩니다."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를 사칭하며 막대한 이익을 안겨줄 것처럼 유혹한 뒤 금전을 사취하는 사기 수법이 유행하고 있다.
한 법무법인 상담실장은 "최근 크리온 거래소 관련 사기 피해가 다량 접수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그는 "지난 7일 여러 건 접수됐으며 8일에도 같은 내용의 문의가 들어왔다"고 덧붙였다.
이한 인터넷피해구제협회 대표는 "우리 협회 측에도 비슷한 피해 사례를 호소하는 피해자들이 잇따른다"고 말했다.
사기 방식은 우선 피해자에게 '당신 소유의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회수해가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다. 시가로 수억 원 가치에 달하는 자산임을 보여줘 유혹한다.
"비트코인을 사거나 채굴한 적 없는데"라고 생각하면서도 유혹에 넘어간 피해자가 문자에 포함된 URL을 클릭하면 사기가 시작된다. 온라인 채팅이나 전화 통화로 위탁 보관 중인 비트코인을 회수하려면 먼저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며 일정 금액을 요구한다. 순진한 피해자가 돈을 송금하면 다시 전기료를 요구한다.
법무법인 상담실장은 "양도세로 500만 원, 다시 전기료로 1500만 원을 송금하는 등 피해금액이 수천만 원에 달하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자를 유혹해 일정 금액을 받아낸 뒤 '마지막 비용만 내면 출금이 가능하다'며 계속 송금을 유도한다"며 "이미 돈을 보낸 피해자들이 그 돈이 아까워 또 송금하다가 피해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투자자 김 모(34세·남) 씨도 며칠 전 비슷한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비트코인 1.54개를 위탁 보관 중이라며 현재 시가로 그 가치가 1억9671만 원에 달한다고 안내했다.
김 씨는 2억 원 가까운 돈이 생길 수 있다는 유혹에 솔깃해 시키는 대로 양도세 100만 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돈을 거듭 요구하자 "사기 아닌가"란 의심이 들었다. 김 씨는 "소통 중이던 코인 단톡방에 해당 문자를 공유하고서야 사기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분노를 표했다.
사기 수법에 활용되는 크리온 거래소 등은 정상 거래소가 아니다. 사기 조직이 범행을 위해 만들어 운영하는 가짜 플랫폼이다. 거래소처럼 보이는 사이트 자체를 개설해 피해자를 유혹하는 구조다.
이한 대표는 "크리온 거래소 등은 해외에서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하다가 단속되면 폐쇄한 뒤 이름이나 로고만 바꿔 몇 시간 안에 다시 여는 방식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단돼도 도메인·로고만 바꿔 곧바로 재등장하니 사기가 끊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인터넷피해구제협회 측에는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것처럼 보여줘 금전을 사취하는 사례도 접수됐다.
'크리온' 등 존재하지 않는 가상자산을 내세우며 자신의 거래소를 통해서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피해자가 소액을 입금하면 마치 실제 매매가 이뤄져 수익이 발생한 것처럼 보여준다. 이후 피해자가 안심하는 듯하면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추가 입금을 유도하는 식이다. 세금, 운영비, 출금비 등 각종 명목의 비용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출금하려고 하면 출금은 이뤄지지 않는다.
이 대표는 자칫 잃어버린 돈을 찾으려다가 '2차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피해를 본 사람에게 "사기 피해 당한 자산을 대신 환급해 주겠다"며 다시 접근해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는 "동일한 조직이 다른 업체명으로 재차 사기를 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광민 엔티엠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이런 수법은 사기죄 구성요건인 '기망'에 해당한다"며 즉시 법적 조처를 취할 것을 권했다. 이 변호사는 "형사 고소와 가압류 처분까지 가능하다"며 "형사 고소가 접수되면 수사기관이 범죄 계좌에 대해 지급정지 조치를 취하므로 추가 피해를 막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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