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특명 "활로를 뚫어라"...'다이소처럼', 유커 모시기 등 활발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 2025-10-06 09:00:00

4년 전보다 매출 20% 줄어든 대형마트, 초저가 전략
중국인 무비자 입국에 면세점 업계 '활기'
신세계·현대백화점, 일본·대만에 매장 선보여
편의점 업계, 소비쿠폰 최대 수혜, 추석세트 강화

오랜 내수 침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업계가 활로 찾기에 분주하다.

온라인 강화나 해외 진출 확대 등 외에도 다이소처럼 초저가 전략을 내세우는가 하면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을 위한 유치 경쟁에 나서는 등 각 업태별로 차별화된 전략들을 내세우고 있다. 

대형마트·백화점, 상반기 매출 하락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뉴시스]

 

올해 상반기 백화점(롯데·현대·신세계), 대형마트(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편의점(GS25·CU·세븐일레븐), SSM(이마트에브리데이·롯데슈퍼·GS더프레시·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의 오프라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줄어들었다. 전체 유통업 매출의 46.4%에 그쳤다.

반면 온라인은 15.8% 상승하며 전체의 53.6%를 차지해 오프라인을 압도했다. 유통업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옮겨오는 현상이 더욱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 업계에선 희비가 갈렸다. 롯데백화점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1911억 원을 기록하며 29.9% 성장했다. 하지만 신세계백화점은 1789억 원으로 8.5% 떨어졌고 현대백화점도 1666억 원으로 4.3% 감소했다.


그나마 3분기부터는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지난 7월과 8월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5.1%, 2.8% 증가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백화점 3사는 온라인과 해외 시장 개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더현대는 해외 백화점과 협업해 팝업 매장 운영에 나섰다. 일본 도쿄에서 '더현대 글로벌' 정규 리테일숍을 선보이고 대만에서는 신광미츠코시 백화점과 협업해 오는 12월까지 K브랜드를 소개하는 더현대 글로벌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공식 백화점 앱을 리뉴얼해 프리미엄 여행 플랫폼 '비아신세계'와 온라인 쇼핑 채널 '비욘드신세계'를 공개했다. 비욘드신세계로 백화점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해 온오프라인 채널 시너지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올 상반기 대형마트 3사의 매출은 10조2410억 원으로 2021년에 비하면 20%나 감소했다. 특히 지난 8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6%나 감소했다. 그만큼 위기감이 팽배하다. 

초저가 마케팅으로 고객 발길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마트는 전 품목 5000원 이하인 '오케이 프라이스(5K PRICE)' 상품군을 늘리며 고객 모시기에 집중하고 있다. 5K 상품 가격은 최소 880원에서 최대 4980원 사이로 구성됐다. 올 하반기 중으로 250종까지 개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5000원 이하의 균일가 제품을 판매하며 연매출 4조원대로 급성장한 다이소를 벤치마킹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불황기가 지속되면서 다이소의 성장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대형마트까지 가세하며 유통업계의 '초저가' 트렌드 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유커'에 기대는 면세점


▲지난달 29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중국 텐진에서 출발한 드림호 크루즈 단체가 방문한 모습.[롯데면세점 제공]

 

면세점 업계는 중국인 관광객(유커) 모시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허용된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인한 매출 확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중국인 입국자 수는 월 평균 43만 명 정도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6년 67만 명 대비 64% 수준에 불과하다. 무비자 조치로 다시 방한객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무비자 입국 첫날에만 명동 본점에 약 2500명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방문해 이달 평균(1000명)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 업계는 지난해 3000억 원대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롯데·신세계·신라 면세점의 희망퇴직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점포 수를 줄이며 적자 폭 줄이기에 급급했다.

면세점 3사는 '유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명동 본점을 중심으로 중국 관광객 선호 브랜드의 상품 구성을 확대하고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모바일 간편결제 프로모션을 강화했다. 

 

신세계면세점은 단체 고객 대상 캐시백, 포춘백 증정, 음식 배달 플랫폼과 와우코리아 제휴 혜택을 제공한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2일 서울점에서 꽃다발을 증정하는 유커 환영 행사를 열었다. 사은품과 함께 중국인에게 인기 있는 화장품 브랜드를 최대 60% 할인하는 등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멤버십 골드 등급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골드 패스를 제공했다.

소비쿠폰으로 실적 만회한 편의점


▲서울 서초구 교대역 인근 편의점에 소비쿠폰 홍보문구가 부착되어 있다.[뉴시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5일 KPI뉴스와 통화에서 "대형마트 업체들은 이번 4분기에 온라인보다 강점을 보이는 신선식품에 더욱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인해 면세점 뿐만 아니라 주요 백화점 점포 매출 확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편의점 업계는 하반기에 지급된 1·2차 소비쿠폰 덕분에 하반기 실적을 기대해볼 만하다. 올 상반기 CU와 GS25는 각각 영업이익 920억 원과 76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4%, 16.4% 감소했다. 하지만 주요 소비쿠폰 사용처로 편의점이 이용되며 하반기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편의점 3사는 지난달 말부터 지급된 2차 소비쿠폰을 정조준한 실속 추석선물 세트를 마련해 소비자 유인에 힘쓰고 있다.

GS25는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24일까지 추석 상품 매출이 전년 대비 38.6% 올랐고 세븐일레븐은 8월 31일부터 9월 29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60% 신장했다.

아울러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앱과 손잡고 퀵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며 매출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는 쿠팡과 반(反) 쿠팡 업체들과의 전면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쿠팡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승세를 기록하며 오프라인이 강세였던 신선식품 매출도 가져오고 있다. 쿠팡의 지난 2분기 매출은 11조97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올랐고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인 지난 1분기(11조4876억 원) 실적을 뛰어넘었다.

 

이에 맞서 신선식품 전문 노하우가 축적된 컬리와 압도적인 플랫폼 경쟁력을 갖춘 네이버가 힘을 합쳐 '컬리N마트'를 론칭했다.

신세계그룹의 지마켓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알리와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본격적인 쿠팡 따라잡기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마트는 2021년 지마켓 지분 80.1%를 3조4404억 원에 인수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쿠팡의 급성장과 오픈마켓 플랫폼 경쟁력 저하로 2022년부터 매년 적자를 기록하며 난항을 겪어 왔다. 이번 알리와의 합병이 이커머스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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