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경기도지사 선거, 도민 선택은?

진현권 기자

jhk102010@kpinews.kr | 2025-10-10 13:22:42

대통령 배출 경기도 관심 상승 도지사 후보 몰려 경쟁 치열 예고
민주, 김동연·김영진·이언주·권칠승·한준호·염태영 등 10여 명 넘어
국힘, 고전 예상 속 부각 후보 없어…김은혜·안철수·유승민 주목

경기도 출신 대통령 배출로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이 된 경기도지사 선거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 (윗줄 왼쪽부터)김동연 경기도지사, 추미애·김영진·염태영 의원. (아랫줄 왼쪽부터)한준호·이언주·박정·권칠승 의원. [뉴시스]

 

현직 경기도지사에 도전장을 던지는 인사들이 속속 늘어나면서 벌써부터 치열한 경선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만 자천 타천 10여 명이 넘는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통상 현직 단체장이 있는 곳에선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명심'이 내년 경기도지사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대통령 선거 이후 처음 치르는 지방선거여서 '공천이 곧 당선'이란 여당의 컨벤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 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대선 이후 '제1국정파트너'를 자처하며 사실상 '친명 노선'에 올라 탔고, 최근에는 도내 31개 시군의 민원현장을 누비는 '달달버스(달려간 곳 마다 달라집니다)' 민생투어로 재선 행보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경기도지사 후보 군으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하남갑) 국회 법사위원장은 최근 국민의힘 나경원(동작을) 의원과 설전 등을 통해 강성 지지자들에게 존재감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수원병)·이언주(용인정)·권칠승(화성병)·한준호(고양을)·염태영(수원무)·강득구(안양만안)·박정(파주을) 의원, 이광재·양기대 전 의원이 후보 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며 대통령 선거에 패배한 국민의힘은 내년 지방선거에 고전이 예상되면서 현재까지 뚜렷하게 도지사 후보 군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다.

 

2022년 경기도지사선거에서 아쉽게 패배한 김은혜(분당을) 의원을 비롯, 안철수(분당갑), 유승민·심재철·원유철 전 의원 등이 후보 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친명' 선회 김동연, '이슈 파이팅' 드라이브

 

경기도의 정치적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서울의 변방 정도로 취급 받던 경기도가 이재명 대통령의 배출로 대선의 디딤돌이 되면서 다선 유력 주자들이 내년 지방선거에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8월 기준 인구 1420만 명으로 전국 최다 지자체이고, 국회의원 의석도 60석으로 가장 많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선거 승리 여세를 몰아 중간 평가 성격인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를 수성하고 서울·인천시를 탈환해 압승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대선 패배 뒤 재선으로 선회하면서 가장 먼저 수성 드라이브를 가동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달 19일 KBS 라디오 '정관용의 시사본부'와 인터뷰에서 내년 도지사 재선 물음에 "남은 임기 동안 열심히 해 도민평가를 받겠다"며 사실상 출마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그는 '달달버스'를 타고 도내 31개 시군의 민원현장을 누비며 도민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다.

 

8월 중순 시작해 11월까지 진행되는 '달달(달려간 곳마다 달라집니다)버스 투어'를 통해 그동안 추진한 기회소득 등 정책성과를 알리고, 도민과의 스킨십을 통해 탄탄한 지지기반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읽혀진다.

 

민선 3년 간 경기도정에 대한 도민평가는 긍정적이다.

 

경기도가 민선8기 3주년을 맞아 넷스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월18일부터 23일까지 도민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3년 간 도정에 대해 '긍정평가'가 61%에 답한 반면 '부정평가'는 22%에 그쳤다.

 

10명 중 6명이 3년 간 도정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차기 경기도지사 적합도 조사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다.

 

더팩트가 여론조사기관인 조원씨앤아이·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29일 도민 1000명을 대상(휴대전화 가상번호 방식)으로 실시한 '경기도지사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9%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다.

 

이어 추미애 국회의원 13.0%, 한준호 국회의원 7.7%, 김병주 국회의원 3.6%, 이언주 국회의원 2.3%, 염태영 국회의원이 1.4%로 뒤를 이었다.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현재까지 외부 평가는 '파란불'이다.

 

그러나 내부 경선은 쉽지 않은 벽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강성 지지층이 돌아선 데다 이를 약한 고리로 본 친명계 의원 등이 잇따라 도전장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약한 당 내 입지가 최대 리스크 요인이 되면서 김동연 지사가 최근 부쩍 이재명 대통령과 '원팀'을 강조하고 있다.

 

▲ (윗줄 왼쪽부터)강득구 의원, 양기대·이광재 전 의원, 김은혜 의원. (아랫줄 왼쪽부터)안철수 의원, 유승민·심재철·원유철 전 의원. [뉴시스]

 

김 지사는 지난달 15일 '정관용의 시사본부'와의 인터뷰에서 "100일 동안 대통령께서 많은 일을 하셨고, A+학점을 줘도 부족함이 없다"며 추켜 세운 데 이어 같은 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의 3500억 달러 요구에 대해 "정부 협상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추진했던 정책도 이어 받아 드라이버를 걸고 있다.

 

그는 지난달 16일 안양시에서 진행된 '민생경제 현장투어'에서 이재명표 극저신용대출 정책에 대해 "도민들에게 단비 같은 금융지원이었다"고 호평하고, "극저신용대출 2.0을 시행하겠다"며 정책 계승을 약속했다.

 

이달 1일에는 고양-파주-김포시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박정, 한준호 의원 등과 긴급 회동을 갖고,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추진한 일산대교 무료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무료화에 필요한 도비 50% 지원도 약속했다.

 

김동연 지사 측 관계자는 "극저신용대출이 이슈가 됐을 때 경기도가 적극 대응을 했고, 그쪽에서도 고맙다는 반응이 있었다"며 "그런 것을 통해 조금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기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지사 측은 내년 지방선거의 승패가 달린 수도권의 경우, 서울은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인 만큼 경기도에서 반드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그런 측면에서 김 지사가 갖고 있는 현직 도지사로서의 이점과 중도층 확장 등 강점을 살려 우위를 확실히 하는 이슈 파이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이슈를 선점하며 지지율을 크게 끌어올려 대선 후보가 된 것처럼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주 후보 '난립' 속 국힘 후보 '가뭄'

 

지난 달 22일 6선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과 5선의 국민의 힘 나경원 의원 간 야당 간사 선임 건과 발언권을 놓고 오간 설전이 세간의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추나 대전'이 나 의원의 때 아닌 출마설로 번졌기 때문이다.

 

이에 나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5선을 한 사람이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는 것은 경기도민에 예의가 아니다"며 출마설을 일축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추 법사위원장은 '추나대전'을 계기로 도지사 후보 군으로 확실히 각인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 의원과의 설전 과정에서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 광진구에서 5선을 했으며, 이후 지난해 하남갑 공천을 받아 6선 고지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군 중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인물은 한준호(고양을) 의원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소문이 떠돌았고, 실제로 더팩트 여론조사에서 3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는 MBC 아나운스 출신으로 외모가 핸섬하고, 이재명 대통령의 수행실장을 맡은 이후 총선기획실장을 거쳐 최고위원에 올랐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가 경기도의 변화된 위상을 체감할 수 있는 지방선거가 될 것"이라며 "민주당 쪽에선 '서울 탈환', '경기 수성'의 전략이 목표인 상태에서 소위 다선 의원 중 잠룡의 꿈이 있는 사람들의 경기도지사 도전이 많다. 그 가운데서도 한준호 의원은 젊고 페이스가 괜찮아서, 아직은 낮은 지지율이지만 다크호스로 올라올 가능성이 많다"고 내다봤다.

 

친명계 중진인 김영진(수원병)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지난 달 25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한 것에 대해 "성찰과 고민이 필요하다"며 추 법사위원장을 거론하며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법사위가 당 지도부와 사전 논의 없이 의결한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가 결국 '조희대 없는 조희대 청문회'가 되면서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7인회 맴버 중 한 사람으로, 친명계의 핵심으로 불린다.

 

친명계인 김병주 최고 위원은 최근 오마이뉴스TV '박정호의 핫스팟'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의사를 피력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이날 "국민주권-당원주권시대에 국민과 당원의 의견 듣고 결정하겠다"며 출마의지를 밝혔다.

 

수원시장 3선 뒤 국회에 입성한 염태영(수원무)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언주·권칠승·강득구·박정 의원, 이광재·양기대 전 의원도 자천 타천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계엄과 탄핵정국을 거치며 내년 지방선거 고전이 예상되면서 뚜렷하게 부각되는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김은혜 의원의 재도전 가능성이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2022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에 8403표 차로 패배 한 바 있다.

 

유승민 전 의원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당내 지지도는 낮지만 중도층 확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철수 의원도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밖에 심재철·원유철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KPI뉴스 / 진현권 기자 jhk10201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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