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주택수 기준 우선, 서울 등 대도시는 가격 기준
올해 서울에 적용하면…공시가격 14억, 시가 20억선 다주택자 기준을 현행 2채에서 3채로 상향하되 주택시장에 충격을 미치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지방은 주택수 3채를 기준으로 하고, 고가주택이 많은 대도시는 가격을 기준으로 삼아 평균 공시가격 3배를 넘는 경우 다주택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수욱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7일 발간한 국토이슈리포트 '다주택자 규제정책의 전환 필요성과 과제'에서 "지방소멸에 대처하는 방안의 하나로서 다주택자 기준 개편을 중심으로 규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다주택자는 주택을 2채 이상 가진 사람을 말한다. 이 기준은 1988년에 처음으로 만들어진 뒤 지금까지 적용되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는 개인소유자의 15.1% 수준인 227만명이 여기에 해당한다. 여러 정부가 주택의 소재지, 용도, 거주기간 등 여러 주택수 산정의 예외를 수정했지만 2주택이 기본 기준선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오래된 다주택 기준을 적용하다 보니 문제점도 생긴다. 특히 주택수 산정방식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크게 영향을 받는 일이 빈번하다. 한때 2주택 이상 규제를 강화하고 1주택자 혜택이 늘어난 결과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강화되기도 했고, 일부 지역에서 1억 원 미만을 주택수 산정에서 제외하자 저가주택에 대한 투기열풍이 불기도 했다.
이에 다주택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진 상황이다.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일반 국민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택 3채'를 다주택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응답이 48.3%로 '주택 2채'라는 응답(44.2%)보다 4.1%포인트 높았다. 다주택자 기준을 지역에 따라 동일하게 적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56.7%가 '그럴 필요 없다'고 답했다.
국토연구원은 3단계에 걸친 다주택 기준 조정 방안을 제안했다. 기본적인 다주택 기준선을 3주택으로 조정하되 인구, 자가점유율, 지역쇠퇴 상황을 고려해 적용 지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관점이다. 1단계는 먼저 비수도권의 인구 10만 미만 지역 중 자가점유율 상위 30% 이상인 지역에 3주택 기준을 적용한다. 전국 83개 시·군이 해당된다.
2단계는 비교적 가격이 낮은 지방의 다주택 소유자와 서울 고가주택 소유자의 형평성을 맞추는 단계다. 서울 등 대도시 지역은 주택가격이 일정 기준(평균 공시가격의 3배에 공시가격 인상액을 더한 값)을 초과하면 집을 1채 가진 경우라도 다주택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서울의 경우라면 공시가격 14억 원(시가 20억 원) 정도가 기준이 된다.
3단계는 제도를 정비하는 단계다. 저가주택 투기광풍 사례처럼 주택수 산정방식 배제 대상이 시장 안정에 역효과를 일으키는 경우 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시각이다. 국토연구원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미분양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배제, 1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취득세·양도세 혜택을 시급히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밖에도 보고서는 별도 세대를 인정하는 등의 주택수 합산기준 개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은 "결혼 연령이 점차 높아지고 비혼 인구도 증가하면서 부모와 계속 거주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며 "양도세의 경우 부모와 거주하고 분가한적 없어도 별도 세대로 자동 인정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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