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가는 '영끌 청구서'…경매 넘어가는 부동산 급증

유충현 / 2023-09-04 17:11:52
8월 임의경매 등기 9856건…전년比 77.8%, 연초대비 67.1%↑
금리 상승과 부동산 위축에 은행 빚 못 갚은 차주 많아진 탓
강제경매건수도 꾸준히 증가…전세금 떼인 세입자 증가한 듯
전문가들 "금리가 내려가기 전까지는 이런 현상이 이어질 것"
부동산 경매 건수가 급증했다. 부동산 소유주가 담보대출의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한 게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무리한 빚을 동원했던 이른바 '영끌' 투자의 부작용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 임의경매개시결정등기 신청 부동산 추이. [법원등기정보광장]

4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부동산 임의경매개시결정등기 신청은 9856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달(5544건)과 비교하면 77.8%, 지난해 12월(5897건) 대비 67.1% 급증했다. 월 건수로는 2015년 1월 이후 8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임의경매는 저당·근저당권 등 담보물권을 가진 채권자가 이를 통해 채권을 회수하는 법적 절차를 말한다. 통상 원금과 이자를 3개월 이상 갚지 못하면 진행된다.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경우 집이 경매에 넘어가는 식이다. 임의경매가 늘었다는 것은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아졌음을 뜻한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담보 대출을 많이 받은 사람들의 자금경색 상황이 굉장히 어려워졌다"며 "한동안 버티던 사람들도 더이상은 힘들다 보니 서서히 결과가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 팀장도 "은행권의 연체율이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할 때 실제로 빚을 못 갚아서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임의경매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작년 하반기부터 악화되기 시작했는데, 차주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매물이 추심 과정에서 경매로 넘어가는 시차를 반영해 이제서야 수치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 지역별 임의경매개시결정 등기 신청 부동산. [법원등기정보광장]

임의경매와 함께 강제경매 건수도 꾸준히 증가세다. 8월 강제경매개시결정 등기 신청은 6094건으로 작년 8월(5242건)보다 16.3% 늘었다. 강제경매는 소송을 통해 법원의 판결문을 확보한 후 경매를 신청하는 절차다.

통상 강제경매 건수가 늘었다는 것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많아졌다는 의미, '역전세난'으로 분석된다. 

시장 환경이 돌아서지 않는 한 지금의 흐름이 바뀌기는 어려워 보인다. 함 팀장은 "경매시장에서 일부 소화되는 매물도 있지만 경매건수가 훨씬 빠르게 증가하면서 점점 매물이 쌓이는 효과가 있다"며 "결국 근본적으로 기준 금리가 내려가기 전까지는 이런 현상이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 임의경매 및 강제경매 등기신청 부동산 현황. [법원등기정보광장]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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