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전경련 복귀…삼성·SK·현대차·LG "내부 절차 진행 중"

김윤경 IT전문기자 / 2023-08-21 16:44:17
"별도 거부 표시 안 한다…관망 기조"
한경연 회원 승계로 전경련 복귀
이사회 승인·의결 불필요…설명·설득 중
시민사회단체 반발…총회 직후 규탄 회견
삼성·SK·현대차·LG 4대그룹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복귀를 사실상 확정했다. 

재가입은 전경련 임시총회에서 확정되지만 이는 형식적 절차일뿐  4대 그룹 모두 별도의 거부 표명 없이 재가입으로 방향을 잡았다.

일부 계열 기업의 가입 거부 가능성은 있지만 전체 기조는 '일단 복귀, 이후 관망'이다.

▲ 지난 3월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자 재계 총수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이 행사는 전경련이 주도했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뉴시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18일 임시이사회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4대그룹은 전경련 재가입에 대한 내부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4대그룹은 마지막까지 신중을 기한다는 방침이지만 현재로선 전경련 재가입을 '딱히 거부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경련 재가입이 이사회 승인이나 의결 사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삼성을 제외한 다른 그룹들은 별도로 이사회조차 열지 않는 상황. 사외이사를 포함, 이사진을 대상으로 설명이나 설득 작업만 진행 중이다.

재계 '거부 없이 복귀 이후 관망' 기조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전경련 복귀에 대해 내부 논의를 마쳤다. 앞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권고한 '조건부 재가입' 방식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른 기업들은 '굳이 거부하거나 가입 안 할 이유는 찾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4대그룹 내부적으로 '보조를 맞추자'는 쪽으로 암묵적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경련 복귀 문제도 개별적으로 움직이기 보다 함께 움직이며 분위기를 살피는 쪽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굳이 탈퇴하거나 재가입을 거부할 필요성도 못 느끼는 상황"이라며 "가입을 확정했다는 말도, 가입을 안하겠다는 말도 하기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전경련, 한경협으로…4대그룹 6년만에 복귀
 
전경련은 22일 임시총회를 열고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간판을 바꿔 단다.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한경협으로 흡수 통합한다.

한경연 회원사인 4대그룹 계열사들이 거부의사를 표하지 않으면 자연스레 한경협 회원사가 된다. 회원자격이 승계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이 한경연 회원사로 가입해 있다.

SK그룹은 SK와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가, LG는 LG와 LG전자,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현대건설·현대모비스·현대제철이 한경연 회원사다.

4대그룹은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이후 전경련을 탈퇴했지만 한경연 회원 자격은 유지해 왔다.

재가입이 공식화되면 삼성을 비롯, SK와 현대차, LG그룹은 6년 8개월여 만에 전경련에 복귀하게 된다.

시민사회단체 반발 "재벌공화국 회귀"

시민사회단체들은 거세게 반발한다. 일부 정치적 논란도 예상된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국정농단 사태로 전경련을 탈퇴한 4대그룹의 전경련 재가입이 '재벌공화국 회귀'를 공식선언 하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경련이 과거 정경유착의 고리였고 지금도 혁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정부와 재계의 소통 창구로 활동해 왔지만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정경유착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당시 최순실 일가의 돈주머니였던 미르·K스포츠 재단의 후원금 모금을 주도한 것이 드러나며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삼성을 비롯, SK와 현대차, LG그룹이 모두 전경련을 탈퇴하며 위상도 추락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전경련은 지난 5월 '윤리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정체성을 바꾸겠다'며 자구책까지 발표했다. 한경협으로 새출발하며 풍산그룹의 류진 회장을 새 회장으로 선임한다.

하지만 실효성은 여전히 의심받는다. 윤석열 대통령의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이 고문으로 잔류하고 정경유착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는 이유에서다.

삼성 준감위도 조건부 승인을 권고하며 "한경협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단절하고 환골탈태할 수 있을 지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시민단체 규탄…한발 물러서는 재계

금융정의연대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22일 전경련 임시총회 직후 전경련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이 자리에서 4대 그룹의 전경련 재가입 규탄과 전경련 해체를 촉구할 예정이다.

재계는 한발 물러설 전망이다. 복귀는 하되 '적극 가담'에서는 한발 떨어지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전경련이 혁신하겠다고 했으니 우선은 지켜보는 게 순서인 것 같다"고 입장을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적극적인 회원 활동이나 당장 특이한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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