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 의심·대주주 지분 매각…무너지는 테마주

안재성 기자 / 2023-08-08 17:14:50
국내 이어 미국도 "'LK-99', 상온 초전도체 아냐"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어 폭락 흐름 이어질 수도"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CMTC)가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개발한 'LK-99'는 상온 초전도체가 아니라고 발표하면서 '초전도체 테마주'가 무너졌다. 

앞서 국내 초전도저온학회가 LK-99는 상온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 데 이어 미국 연구소도 합세하면서 의구심이 커졌다. 그 사이 테마주로 꼽힌 기업의 대주주들은 보유 지분을 매각해 주가 폭락 위험까지 제기된다.

초전도체 테마주로 꼽히던 신성델타테크는 8일 전일 대비 6.45% 떨어진 2만3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또 다른 테마주 덕성(8400원)은 29.41%, 서남(8830원)은 29.98% 폭락해 하한가를 쳤다. 모비스는 25.63%, 파워로직스는 16.49% 내렸다. 

전날 상승세를 그렸던 초전도체 테마주들은 이날도 기세 좋게 올라가다가 미국 CMTC 발표가 알려진 오후 2시경부터 급격하게 주저앉았다. 

▲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상온 초전도체라고 밝힌 'LK-99'. [뉴시스]

CMTC는 8일(현지시간) 공식 소셜네트워크(SNS) 계정을 통해 "슬프지만 우리는 이제 게임이 끝났다고 믿는다.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고 밝혔다.

앞서 국내 초전도학회 내 'LK-99' 검증위원회는 지난 3일 "LK-99를 상온 초전도체로 보기엔 근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검증위는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에 샘플을 요구했지만 퀀텀에너지연구소는 "투고한 논문이 심사에 들어간 상태라 심사가 끝나는 2~4주 뒤에나 샘플 제공이 가능하다"며 거절했다. 

테마주로 꼽힌 기업의 대주주들이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도 불안 요인이다. 

신성델타테크의 주요 주주인 일본기업 고목델타화공(다카키 델타)이 최근 일부 주식을 팔았다. 지분 10.55%(290만 주)를 보유한 고목델타화공은 지난 2일 2만5600원에 5만 주를 처분했다.

또 고목델타화공 회장 고목무남(다카키 타케오) 씨는 지난달 31일 모든 소유주식(5만1630주)을 1만5572원에 매도했다. 고목춘자(다카키 하루코) 씨는 지난 2일 5만주를 2만5600원에, 궁본청미(미야모토 아오미)씨와 고산청미(타카야마 아오미) 씨는 지난달 31일 1만6918주를 1만4000원대에 팔았다. 

덕성 최대주주인 이봉근 대표(지분 13.04%)의 친인척 이제종 씨는 최근 계속해서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1만7923주, 28일 3만1500주, 31일 3600주를 처분했다. 이달에도 2일 9000주, 4일 5만 주, 7일 3600주를 팔았다. 

주가가 오를수록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건 대주주다. 그런 만큼 대주주가 주식을 파는 건 주가가 더 오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대주주들이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고 판단, 차익 실현 욕구가 작동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지난달 22일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를 통해 상온 초전도체 'LK-99'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한 뒤 관련주들이 연일 상한가를 치는 등 일제히 폭등했다. 

하지만 산이 높으면 골도 깊듯이 가파르게 폭락할 위험이 점쳐진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초전도체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뀔 경우 비우호적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초전도체 테마주들은 순전히 기대감 하나로 떴다"며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연속 하한가를 치는 등 폭락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주들도 대주주들이 대량 매도한 뒤 주가가 급락했다"며 초전도체 테마주도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KPI뉴스 / 안재성·김명주 기자 seilen78@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안재성 기자

안재성 / 경제부 기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