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비로 오토바이 산 이유" 질문에 "불현듯 오토바이 타고 싶어서"
A씨, 10억 횡령 혐의 구속된 건설노조위원장 직무대리 활동
경찰, A씨 건설업체 5곳에서 9천만 원 갈취 혐의도 검토 중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건설노조) 고위간부 A씨가 노조비를 횡령해 BMW 오토바이를 구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오토바이 구매 경위를 묻는 질문에 "주말에 바람을 쐴까 했다"는 등 궤변을 늘어놓았다.
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 겸 대구·경북지부장 출신인 A씨는 지난해 6월 10억 원대 횡령 혐의로 진병준 전 건설노조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위원장 자리가 공석이 되자 위원장 직무대리로 활동했다. 그는 진 전 위원장이 구속되자 "진병준 위원장의 사퇴뿐 아니라 모든 걸 강구해서 반드시 관철하겠다"며 비판한 바 있다.
25일 UPI뉴스가 입수한 A씨 등 건설노조 대구·경북지부 인사 5명에 대한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조직국장 B씨와 함께 지난해 10월 노조비 3787만1481원을 횡령, BMW 오토바이 두 대를 샀다. 이들이 구매한 오토바이는 BMW F900XR 기종이다.
두 사람은 건설노조 대구·경북지부 통장에서 지난해 10월 14일 오토바이 계약금 명목으로 1510만 원, 10월 31일 오토바이 매매 잔금과 추가 장착 품목 비용 등 2054만8911원, 11월 1일 보험료·취득세 등 제반비용으로 222만2570원을 빼냈다.
A씨는 지난 4월 대구경찰청 피의자 조사에서 오토바이 구매 경위를 묻는 경찰에 "주말에 바람을 쐴까 해서 충동적으로 구매했다"고 답변했다. 5월 조사에서도 "건산노조(건설노조) 내부 문제가 시끄러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무렵인데, 마음도 그렇고 해서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불현듯 오토바이를 타고 싶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사전에 B씨와 오토바이 구매에 대해 상의했느냐"는 질문에는 "B 국장(B씨)에게 '나는 오토바이 한 대 사가지고 타고 다니려 한다. 니(너)도 머리 아픈데 같이 타자'고 했더니 승낙하고 같이 구입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 밖에도 두 사람은 함께 노조비 2억1432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총무과장에게 지시해 지난해 8월 26일 상근직 조합원들의 급여, 성과비, 활동비 등 노조 공금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개설된 노조 계좌에서 각각 5000만 원을 송금받았다.
이들은 지난 2021년 6월 22일부터 2023년 2월 1일까지 5개 건설업체로부터 노조 전임비 명목으로 받은 돈 1억1432만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중 A씨는 5806만 원, B씨는 5626만 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썼다. 이외에도 A씨는 6개 건설업체와 단체협약 과정에서 배우자를 노조 전임자로 지정, 2021년 10월부터 2023년 1월까지 2586만 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건설노조 조합비 자동이체 통장에서 15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A씨는 노조 총무과장 D씨가 집수리 비용으로 고민하는 것을 보고 2022년 11월 10일부터 2023년 3월 10일까지 매달 30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횡령뿐만이 아니다. A씨는 건설노조 대구·경북지부 조합원 5명과 함께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6회에 걸쳐 5개 건설업체 대표 및 직원들로부터 9088만 원을 갈취한 혐의(공동공갈)도 받고 있다.
UPI뉴스는 A씨의 입장을 묻기 위해 A씨의 변호인에게 전화·문자 연락을 했지만 답변이 없었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전혁수 기자 jh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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