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결제 수수료도 음식점주가 내야…배달 서비스 중단하고 싶다" 40대 자영업자 장모씨는 지난해 말 10년 가까이 운영하던 치킨집을 접었다. 경기는 나쁜데 경쟁자는 느니 견디기 힘들었다.
가족을 위해 쉴 수 없었던 장씨는 다음 사업을 준비할 때까지 잠시 배달 어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의 라이더로 일하기로 했다.
그런데 새 직업은 예상보다 좋았다. 순수입은 비슷하면서 '워라밸'(일과 삶의 밸런스)까지 보장됐다. 장씨는 새로운 음식점을 차리기보다 계속 배민 라이더로 일할 생각이 커지고 있다.
50대 자영업자 최모씨는 한 보쌈·족발 전문 프랜차이즈의 가맹점주다. 매일 배달 주문이 수십 건씩 들어오는데, 썩 반갑진 않다.
라이더가 가져가는 배달 수수료의 절반을 최씨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50%만 소비자 몫이다. 배달 플랫폼 측에 내는 결제 수수료도 최씨가 낸다. 그는 19일 "비용 부담이 너무 커서 배달 주문은 이익이 거의 남지 않거나 오히려 손해 보는 경우도 많다"며 "차라리 배달 서비스를 중단할까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최저임금 급등과 '코로나 사태'가 겹치면서 치킨집을 시작으로 하나둘씩 배달료를 요구하는 음식점들이 생겨났다. 이제는 소비자들이 배달료를 따로 지불하는 게 상식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여전히 배달료는 소비자에겐 부담이다.
음식점주들도 매한가지다. 배달 플랫폼 라이더가 가져가는 배달 수수료는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금액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 앱들은 보통 음식점부터 주문자 주소지까지의 거리가 1km 안팎일 경우 3000원 가량의 배달료를 받는다. 그 후 거리별로 요금이 할증돼 3km 이상일 때는 보통 5000~6000원에 달한다.
소비자들은 배달료에 종종 불평을 토한다. 배민을 자주 이용하는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1인분, 8000원어치만 주문하려 하면 배달료가 5000원이나 붙는다"며 "1만5000원 이상 주문해야 배달료가 3000원으로 내려가 어쩔 수 없이 추가 주문을 해야 할 때가 많다"고 전했다.
20대 대학생 이모씨는 "배달료가 기본 3000원 이상이라 상당히 부담스럽다"며 "하루에 두 끼만 배달시켜도 총 4만 원이 넘곤 해 요새는 배달 주문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라이더들이 가져가는 배달 수수료는 소비자들이 부담스러워하는 배달료보다 훨씬 더 많다.
장씨는 "평범한 날씨에 1km 정도만 배달해도 보통 5000원 가량의 배달 수수료를 받는다"며 "3km가 넘을 때는 1만 원 이상 수령한다"고 설명했다.
악천후일 때는 수수료가 급등한다. 그는 "지난주 폭우가 쏟아질 때는 700m 달리고도 수수료 1만1000원을 지급받았다"고 했다.
차액은 보통 음식점주가 부담하며, 배달 플랫폼이 일부 지불하기도 한다. 배달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소비자뿐 아니라 음식점주들도 배달료를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배민 관계자는 "배민은 음식점주들로부터 건당 6000원의 배달 수수료를 받는다"며 "소비자들에게 어느 정도 부담시킬지는 각 음식점주들의 선택에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악천후 시 라이더에게 지불하는 추가 수수료는 배민 측에서 부담한다"고 강조했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그 정도는 줘야 라이더들이 배달해주는데, 해당 비용을 전부 소비자들에게 전부 부담시키면 또 불만이 폭주해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음식점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라이더에게 주는 배달료뿐 아니라 플랫폼 결제 수수료(약 10%)도 우리가 내야 한다"며 "배달 주문이 달갑지 않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장씨는 "배달 수수료 수입이 쏠쏠한 데다 내가 원할 때만 앱을 켠 후 일하면 돼 워라밸까지 챙길 수 있다"며 "치킨집을 경영할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만족스럽다"고 했다.
장씨 동료 40대 남모씨도 음식점을 경영하다가 배민 라이더로 돌아섰는데, 만족감이 크다고 강조했다. 남씨는 "배민 라이더는 기름값만 부담하면 된다"며 "임대료, 인건비, 재료값 등 각종 비용에 휘청이던 시절보다 비용 부담이 훨씬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출이 적으니 순수입은 음식점을 경영하던 때보다 못하지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라이더들이 웃는 새 배달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하는 음식점주들은 허리가 휘고 있다.
서울 서초동에서 찜닭 전문점을 운영하는 40대 김모씨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배달 서비스 중단에 대해 고려한다"고 했다. 김씨는 "그러나 매출 중 배달 비중이 워낙 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KPI뉴스 / 안재성·김지우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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