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6개월간 중고차 못 산다"…현대차·기아 점유 확대 원하는 소비자들

안재성 기자 / 2023-07-14 16:45:38
침수 차량을 멀쩡한 차로 속여 팔기 '횡행'…피해자 다수
"대기업 점유 확대하면 '허위 매물' 감소할 것" 기대
요새 거듭된 폭우로 많은 자동차가 빗물에 잠겼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3일 오전 9시까지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침수 피해 차량은 총 437대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14일 "13일 밤에도 폭우가 내렸기에 침수 피해 접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보업계에서는 앞으로도 폭우와 태풍 등이 이어져 침수 피해 차량이 1만 대를 넘어설 수 있다고 관측한다. 지난해 8월 집중호우와 9월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침수 피해 차량이 1만8266건(보험개발원 집계)에 달했다. 

침수 피해 차량이 급증하면서 중고차 구매를 고려하던 소비자들이 계획을 뒤로 미루는 모습이다. 침수로 못 쓰게 된 차량들이 중고차 시장에 대거 쏟아져 들어올까 염려되기 때문이다. 

30대 직장인 홍 모 씨는 중고차 매수를 물색하다가 친구들이 말려서 그만뒀다. 홍 씨는 "친구들 중고차 매매사업자(딜러) 중에 비양심적인 업자들이 많아 자칫 속을 수 있다고 만류했다"고 전했다. 

홍 씨는 6개월쯤 지나서 침수 차량이 시장에서 사라진 뒤 중고차를 살 생각이다. 다른 친구들도 같은 의견을 표했다. 

▲ 폭우에 침수된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

침수 차량은 폐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자동차를 아는 사람들은 "침수 차량은 언제 고장 날지 모른다"며 "중고차로도 사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침수 피해 차량이 대량 발생할 경우 이를 싼 값에 사들이는 중고차 딜러들이 여럿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겉모습만 그럴 듯하게 고친 뒤 침수 차량이 아니라면서 매도한다. 속아서 침수차를 사는 바람에 낭패를 봤다는 소비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30대 자영업자 이 모 씨는 "지난해 침수 차량을 잘못 사 큰 손해를 입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씨는 "언제까지 중소기업 살려야 된다면서 비양심 업자들이 소비자 기만하는 행위들을 보고 있어야 하냐"며 "빨리 대기업이 시장에 진입해 이런 일이 사라지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대기업은 자신의 브랜드를 걸고 하는 사업이니 이런 사기는 치지 않으리란 판단이다. 

소비자들은 현대차·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오는 10월부터 중고차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대학원생 이 모 씨는 "비만 오면 침수 차량이 시장에 대거 나오는 등 비양심적인 딜러들이 설치는 건 결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시장에 대기업 진출을 제한해 경쟁을 약화시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대차, 기아 등 대기업이 활발히 진출해 경쟁이 치열해지면 침수 차량 사기 판매도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신뢰도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대기업들은 자신의 브랜드를 걸고 사업을 하므로 가격이 비싸지더라도 '사기 매물'은 확실히 걸러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기존 중고차업계의 반발로 현대차·기아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제한이 걸려 있다는 점이 문제시된다. 2024년까지 현대차 시장점유율은 최대 5.1%, 기아는 최대 3.7%로 제한돼 있다. 

4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시장점유율 제한이 걸린 상태로는 대기업의 시장 진출을 체감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홍 씨도 "빨리 제한을 풀어서 현대차, 기아 등 대기업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종 교수는 "대기업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될수록 침수 차량을 속여 파는 등의 행위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김해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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