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풀어줘도 이자 감당 못할 수도"…역전세 난 심화 우려 연초 이후 내리막을 타던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근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5대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21~6.15%를 나타냈다. 두 달여 전인 4월 말(연 4.09~5.82%) 대비 하단은 0.12%포인트, 상단은 0.33%포인트씩 올랐다.
5대 은행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뛰었다. 같은 기간 연 3.76~5.86%에서 연 4.00~5.80%로 하단은 0.24%포인트, 상단은 0.06%포인트씩 상승했다. 5월부터 대출금리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요새 3%대 금리는 사실상 사라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낮춘 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대출금리 상승세는 시중금리가 뛰면서 준거금리도 함께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장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준거금리는 코픽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은 금융채 5년물 금리다. 근래 두 지표 모두 오름세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6%로 전월 대비 0.12%포인트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연 4.20%로 4월 말(연 3.94%)보다 0.26%포인트 뛰었다.
대출이 많은 영끌족일수록 점점 더 무거워지는 이자부담에 신음하고 있다. 영끌족에게 더 우울한 소식은 금리 상승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추가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금리를 추가 인상할 거란 예상이 나오며 시장금리가 들썩이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여전히 물가 흐름이 불안하고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도 우려된다"며 "한은이 1회 정도 금리를 추가 인상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올해 초 채권금리는 연준과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금리를 내릴 거란 전망을 반영해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옅어지고, 거꾸로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채권 등 시장금리가 상승세"라고 관측했다.
시장금리 오름세는 은행 예금금리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날 기준 5대 은행 정기예금(1년제) 금리는 연 3.71~3.85%로 4월 말(연 3.41~3.46%) 대비 하단은 0.30%포인트, 상단은 0.39%포인트 뛰었다. 코픽스는 예금 등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을 반영한다. 예금금리가 오를수록 코픽스도 상승세를 타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채, 코픽스 등 전반적인 시장금리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자연히 대출금리도 꾸준한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시내 아파트 한 채, 빌라 두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 A 씨는 "금리가 너무 올라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정부가 역전세 난에 대응하기 위해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 대출에 대해 규제를 완화해준다고 하나 이대로 가면 대출을 받아도 이자를 감당해내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금리 상승은 역전세 난을 심화시킬 뿐 아니라 주택시장 신규 매수 수요도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하반기 집값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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