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금융권, 혜택 연장 후 대환대출, 분할상환 등으로 연착륙 유도 세칭 '코로나대출 혜택',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으로 시행된 금융권 대출 만기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혜택이 6차 연장됐다.
일단 부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건 막으면서 은행권은 한숨 돌린 모습이다. 연초 오름세를 나타내던 대출 연체율도 하향안정화가 기대된다.
9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당초 지난해 9월 종료 예정이었던 코로나대출 혜택 중 만기연장은 오는 2025년 9월까지 3년 연장하기로 했다.
원리금 상환유예는 올해 9월까지 1년 유예한다. 다만 차주가 금융사와 협의해 상환계약서를 작성하면 거치기간 부여 후 최대 60개월까지 분할상환할 수 있다. 차주는 2028년 9월까지 빚을 나눠갚을 수 있는 셈이다.
금융위는 코로나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지난 2020년 4월 대출 만기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혜택을 도입했다. 이 혜택은 지난해 9월까지 6개월씩 다섯 차례에 걸쳐 연장됐다.
이번에는 기계적으로 6개월씩 연장하기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사 및 차주 대표들과 의논한 끝에 이와 같이 결정한 것이다. 금융사들은 확실한 결정이 날 때까지 기존 혜택을 계속 제공했다.
코로나대출 혜택 연장에 대해 은행들은 일단 환영하는 모습이다. 코로나 팬데믹에 이은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체력이 많이 약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혜택이 연장되지 않았을 경우 부실여신이 급증할 위험이 있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소한 올해 부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 리스크는 벗었다"며 "연초 상승세인 대출 연체율도 하향안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 대출 연체율은 지난 2020년 12월(0.28%)부터 2년 간 0.2%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1월 0.31%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뛰면서 0.3%대에 진입했다. 2월에는 0.36%로 더 올랐다. 3월에는 0.33%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0.3%대에 머물렀다.
경기침체 여파로 부실여신 확대가 우려되는 가운데 코로나대출 혜택 연장까지 실패했을 경우가 연체율이 치솟을 가능성이 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혜택 연장으로 일단 위험한 상황은 피한 셈"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들은 올해 부실 확대에 대비해 미리 대손충당금을 넉넉히 쌓아 놨다"며 "연체율이 하향안정화되면 대손충당금 일부가 이익으로 환입돼 실적이 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들은 부실위험이 높은 여신에 대해 일정액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해둔다. 차주가 무사히 빚을 갚을 경우 해당 대손충당금은 이익으로 환입된다.
하지만 결국 부실이 터지는 시기를 뒤로 미뤘을 뿐이란 지적도 나온다. 리스크 확대를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만기연장·상환유예 대출 잔액은 총 85조3000억 원(금융위 집계)이다. 이 중 만기연장이 78조8000억 원, 상환유예가 6조5000억 원(원금 상환유예 5조2000억 원·이자 상환유예는 1조4000억 원)이다. 시간이 흘러도 차주 경제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자칫 그 사이 부실여신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금융당국과 금융사들도 이런 위험은 인지하고 있다. 따라서 혜택이 종료되기 전에도 차주들이 미리 빚을 갚을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9월과 비교해 만기연장·상환유예 대출 잔액이 14조7000억 원 줄었다"고 강조했다. 먼저 업황이 개선된 일부 차주가 여유자금으로 빚을 갚았다. 그 외 저금리 대환대출, 새출발기금, 금융권 자체 채무조정 등을 통해 여러 차주가 대출을 상환했다.
금융위는 또 원리금 상환 유예 차주들이 올해 9월 이후 분할상환을 원할 경우 상환계획서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상환계획 수립 대상자 1만4637명 가운데 1만4350명(98%)이 상환계획서를 냈다. 계획대로 빚을 갚도록 해 연착륙을 유도하는 것이다.
권주성 금융위 정책총괄과장은 "가장 위험하다고 일컬어지는 이자 상환유예 대출 잔액이 지난 6개월 새 30% 가량 줄었다"며 "최근 추이를 볼 때 부실이 더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착륙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행하고 있기에 큰 문제가 생기진 않으리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 수출 개선, 한국은행 금리인하 등으로 차주들 체력이 강화되면 대출 상환이 더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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