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 애플페이 도입 카드사에만 수수료 요구하나…"견제가 목적"

안재성 기자 / 2023-05-15 16:53:37
카드업계, 삼성페이 유료화에 수익성 악화 우려 커
"삼성페이 이어 네이버·카카오페이도 유료화할 듯"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면 애플페이 도입 안할 것"
내년 시장 점유율 15% 예상 애플페이 견제 효과
애플페이에 이어 삼성페이도 사실상 수수료 유료화를 추진하면서 카드사들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다른 간편결제업체들까지 뒤따를 거란 소문이 파다하다.

가맹점에서 받아야할 수수료율은 갈수록 낮아지는 판국에 간편결제업체에 지불해야 하는 돈이 늘어나면 카드사 수익성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업계에선 삼성페이가 애플페이를 도입한 카드사에만 수수료를 요구할 거란 예상이 나온다. 

간편결제업계 관계자는 15일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는 수익 창출보다 애플페이 영토 확장을 막으려는 목적이 더 큰 듯 하다"며 "아마 국내 여론도 감안해 애플페이를 도입하지 않은 카드사에는 무료 서비스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얼마 안 되는 수익 창출이 아닌, 애플페이 견제에 더 힘을 줄 거란 분석이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지속 성장 중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1일 평균 간편결제 거래액은 2020년 4009억 원에서 2021년 5590억 원, 2022년 상반기는 7232억 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간편결제 시장점유율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전자금융업자가 47.9%, 신한플레이 등 금융회사 26.8%, 삼성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 25.3%다. 간편결제업계 관계자는 "전자금융업자 점유율은 대부분 네이버페이와 카아오페이가, 휴대폰 제조사 점유율은 삼성페이가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네이버·카카오페이 점유율이 70% 넘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삼성페이가 수수료 무료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하니 카드사들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최근 카드사들에게 삼성페이에 애플페이와 동일하게 0.15%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되 결제 규모에 따라 요율을 차등화하는 슬라이딩 방식을 제안했다는 설도 있다. 삼성전자 측은 "유료화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카드사들은 삼성페이 유료화를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수수료를 유료화하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도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며 "그 경우 카드사들의 손실이 무척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에 너무 많은 양보를 하면서 삼성페이 유료화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불편한 감정을 표하기도 했다. 

애플페이는 한국 시장에 아쉬울 것 없다는 태도로 현대카드 측으로부터 많은 양보를 얻어냈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에 건당 0.15%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중국(0.03%)의 5배이자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애플페이 결제에 필요한 근접무선통신기술(NFC) 단말기 설치 비용도 모두 현대카드가 부담하기로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애플페이를 빌미삼아 수수료를 물리기에는 걸림돌이 여럿 있다. 우선 삼성페이 유료화로 기대할 수 있는 수수료수익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 규모에 비하면 '푼돈'에 불과하다. 

"글로벌 대기업 삼성전자가 국내 금융사들을 핍박한다", "국내 금융사들을 역차별한다" 등의 비난을 뒤집어쓸 염려도 있다. 실제로 삼성페이가 수수료를 받는 나라는 독일과 중동 지역 일부다. 

▲ 삼성페이가 사실상 유료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애플페이 도입 카드사에만 수수료를 받을 거란 전망이 제기된다. [각 사 제공]

그런 만큼 애플페이를 도입한 카드사에만 수수료를 물려 비난 차단과 애플페이 견제까지, 일석이조 효과를 노릴 거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네이버·카카오페이에게 애플페이는 새롭고 강력한 경쟁자다. 애플페이를 견제하기 위해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가 서로 연동하는 걸 논의할 정도다.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도 업무협약(MOU)을 맺고 상호 서비스 연계에 협력하기로 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페이의 국내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이 내년에는 15%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애플페이 미도입 카드사에 삼성페이를 계속 무료로 제공하면, 시장 잠식에 제동을 걸 수 있다. 

현대카드는 당초 애플페이 독점권을 가지려 했지만, 국내 여신전문금융업법에 걸려 포기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 도입이 가능하나 높은 수수료 때문에 아직 적극적인 움직임은 없다. 

국내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만약 삼성페이가 전면 유료화한다면 애플페이 도입을 검토할 것"이라며 "반대로 애플페이 미도입 카드사에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면, 애플페이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측에 비싼 수수료를 지불하느니 애플페이를 포기하고 '수수료 무료' 삼성페이를 택하겠다는 얘기다. 

또 다른 대형 카드사 관계자도 "삼성페이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비중이 커 쉽게 해지할 수는 없다"며 "삼성페이가 수수료만 받지 않는다면 관계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간편결제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도 애플페이에 대한 경계심이 크다"며 "삼성페이의 애플페이 견제책에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도 애플페이 미도입 카드사에만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정책을 도입할 거란 예측이다. 

KPI뉴스 / 안재성·황현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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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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