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투자심리 위축에 美 경착륙 위험 높아…하반기 인하할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종료 후 기준금리를 5.00~5.2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은 예상됐던 바라 시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주목했다.
"물가가 잡힐 때까지 금리를 올리겠다"며 과거 강경했던 파월 의장의 발언은 이날 눈에 띄게 완화돼 시장에선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파월 의장은 FOMC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금리는 충분히 긴축적인 수준"이라며 "최종 금리에 도달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FOMC 성명에서 '몇 번의 추가 긴축 조치를 고려한다'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표현 등이 삭제 또는 완화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파월 의장 역시 "해당 문구 삭제는 유의미하다"고 했다. 긴축 중단 여부에 대해선 "6월 FOMC 회의에서 다룰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파월 의장 발언을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이라고 해석했다. JP모건은 "연준이 긴축을 중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정부와 여당의 움직임도 긴축 중단에 기울었다. 여당인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주 상원 의원과 프라밀라 자야팔 워싱턴주 하원 의원 등 10여 명은 파월 의장에게 "수백 만 명의 미국인이 실직할 수 있다"며 금리인상 중단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급격한 금리인상 여파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연율)은 전기 대비 1.1%에 그쳐 시장 예상치(2.0%)를 크게 밑돌았다.
헤더 부쉬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NE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크 페롤리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이 점차 식어가고 있다"며 고용 둔화를 지적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오른팔로 잘 알려진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은 "여러 미국 은행이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또 다른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올해 금리인하는 적절치 않다고 본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도 시장에선 금리인하 예측이 늘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금리 선물시장에서 오는 9월 연준 기준금리가 4.75~5.00%가 될 거란 전망이 41.1%를 차지했다. 9월 FOMC에서 금리를 내릴 거란 예상이다. 11월은 4.50~4.75% 예상이 35.1%, 4.75~5.00% 예상은 37.1%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연준이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미국 중소 은행들이 여럿 파산하고 소비·투자심리 위축으로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침체로 물가상승률도 낮아지면서 금리인하 명분을 얻을 거라 분석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연준 긴축은 사실상 중단된 듯 하다"며 "4분기쯤 금리인하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소 은행들이 처한 상황이 심상치 않다"며 "이런 리스크를 감안할 때 연준이 금리인하를 배제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까지는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물가상승률이 높아 금리인하를 논하긴 섣부르다는 얘기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도 "미국 물가가 아직 연준 목표치(2%)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며 "금리를 추가 인상하지 않을 순 있어도 인하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 대비 5.0% 상승했다.
KPI뉴스 / 안재성·김명주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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