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비은행 균형도 우수…"올해 리딩뱅크 탈환 가능성 높아"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리딩뱅크' 대결이 지난 수년 간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오랫동안 금융권 1위는 신한금융이 독식해왔다. 그러나 KB금융이 KB증권(옛 현대증권)과 KB손해보험(옛 LIG손보) 인수로 비은행 계열을 강화한 뒤 엎치락뒤치락하는 추세가 만들어졌다.
2020, 2021년 KB금융이 승리했다가 2022년엔 신한금융이 재역전했다. 3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준 KB금융은 올해 왕좌 탈환을 노리고 있는데, 일단 출발은 쾌청하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976억 원으로 신한금융(1조3880억 원)을 1096억 원 차이로 앞섰다.
세부적인 사항을 살펴보면 차이는 더 커진다. 1분기 중 발생한 일회성비용으로 반영한 액수가 KB금융 측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의 1분기 일회성비용은 신한라이프 희망퇴직 비용 323억 원, 경기대응 충당금 1850억 원 등 총 2173억 원이다.
은행은 부실화하거나 부실 위험이 높은 여신에 대해 충당금을 쌓는다. 그 외 경기가 나빠지면서 부실여신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미리 대비하기 위해 일정액의 충당금, 즉 경기대응 충당금을 쌓아둔다.
KB금융은 KB증권 해외부동산 투자손실(440억 원)과 지분투자 손실(120억 원), KB손보 대형 화재 보상 관련 손실 290억 원, 경기대응 충당금 3200억 원 등 총 4050억 원의 일회성비용을 1분기 실적에 포함시켰다.
KB금융이 신한금융보다 일회성비용이 1877억 원 더 많음에도 이긴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1분기 KB금융 이익 창출 능력이 신한금융을 2000억~3000억 원 가량 상회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경기대응 충당금이 1350억 원 더 많다는 점은 특히 고무적이다. 충당금이 두터울수록 경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좋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실이 예상보다 적게 발생하면 경기대응 충당금 중 일부는 이익으로 환입된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의 경기대응 충당금이 신한금융보다 많으니 후일 이익으로 환입될 수 있는 여지도 더 많다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향후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추격하기보다 오히려 KB금융이 격차를 더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비은행 계열사들의 선전도 반갑다. 신한은행 당기순이익(9315억 원)이 전년동기 대비 7.9% 증가한 것과 달리 KB국민은행은 4.7% 감소했다. 그럼에도 KB금융이 금융권 1위를 차지한 건 비은행 계열사들 덕분이다. KB손보와 KB증권의 당기순익은 각각 25.7%, 23.0% 늘었다.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 균형이 잘 잡혀 있을수록 경기 변화에 대응하기 좋다. 자연히 견고한 이익 창출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 과거 신한금융이 오랫동안 1위를 차지할 때도 은행과 비은행 계열 균형이 적절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실 지난해 신한금융 승리는 대규도 일회성이익(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익) 덕이 컸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한금융 당기순익은 4조6423억 원으로 KB금융(4조4133억 원)을 2290억 원 차이로 앞섰다. 그런데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익(세후 3218억 원)이 양 사의 격차보다 더 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 임기가 올해 11월 만료라 KB금융은 1위 자리를 굳히려 진력할 것"이라며 "또 다른 대형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 한, 신한금융이 역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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