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 이전부터 집중홍보…"사전에 구두협의" 해명 '2023하동세계차(茶)엑스포' 개막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남 하동군이 특별무대를 준비하면서 정상적 절차를 밟지 않고 초청가수를 임의로 선정, 대대적으로 홍보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뒤늦게 5억3000만 원으로 책정된 초청가수 섭외를 위한 입찰 기한을 지나치게 짧게 설정함으로써 1개 업체만 입찰하는 결과를 낳았는데, 이는 특정 연예기획사와의 사전 담합의 결과라는 합리적 의심을 받고 있다.
28일 UPI뉴스 취재를 종합해 보면, 하동군은 지난 14일 '2023 세계차엑스포 휴일 특집프로그램 초청가수 섭외 용역업체 선정 안내 공고(긴급)'를 냈다.
공고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면 초청가수 출연 섭외 과업기간을 엑스포 폐막일인 6월 3일보다 2주가량 지난 16일까지로 확대했다. 또 사업비가 5억3000만 원에 달하지만, 가수 또는 공연팀 수 역시 제한하지도 않았다.
이에 대해 하동군 관계자는 "행사는 6월 3일 끝나지만 정산 완료일까지 과업기간에 포함시켰다"는 납득하기 힘든 답변을 내놨다.
정작 큰 문제는 입찰 과정이다. 공공기관은 제한경쟁 입찰에 따라 2개 업체 이상이 입찰에 참여토록 해야 하고, 1개 업체만 참여할 경우 유찰 및 재공고를 내야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중 특례적용 고시'에 따라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1개 업체 만으로도 계약이 가능하다는 예외조항을 끌어들였다. 이 조항은 공고문에는 포함되지도 않았다.
이에 따라 유일하게 입찰에 참가한 한 업체는 지난 26일 제안설명(PT)를 마친 상황이어서, 외부전문가 등 7인으로 구성돼 있는 평가위원들의 평가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특정 업체와 사전 담합 의혹을 짙게 하는 부분은 따로 있다. 하동군은 지난 1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왕의 차 진상식' 홍보 행사에 이미 '하동세계차엑스포' 리플릿을 배포하면서, 이 홍보물에 특집프로그램 초청가수들 명단을 담았다.
여기에는 5월 4일 개막식 당일 가수 장민호를 비롯해 장동원·백지영·이찬원·김연자·김범수 등 14명의 가수와 4개 그룹이 5월 21일까지 출연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해당 리플릿은 엑스포 블로그나 유튜브 등 각종 SNS 홍보물로 사용됐는데, 이는 이들 가수나 소속사와 사전 계약 없이 정상적 절차를 밟지 않고 무단으로 사용된 셈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추경예산 확보가 늦어져 입찰공고 일정이 촉박해지면서 공고 자체가 무리하게 추진된 측면이 있다"면서 "출연가수나 소속사와 사전 계약서는 작성하지 못했지만 구두협의와 양해는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다른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정부의 공식 승인을 받은 국제행사를 치르는 지자체가 이처럼 어설프게 대형 무대행사를 준비하면서, 국제행사의 품격을 스스로 훼손한 것같아 보기 민망하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박유제 기자 pyj8582@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