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담당공무원들의 이 같은 무책임 행정은 결국 올해 초 민간사업자와의 소송에서 지면서, 경남도와 창원시가 1660억 원을 물어주는 막대한 재정 손실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은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경남도 감사위원회는 24일 도청과 창원시·경남로봇랜드재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로봇랜드 조성사업 최종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34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는 한편 업무상 배임 혐의가 있는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형사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감사 결과 경남도와 재단은 민간 테마파크 조성공사 실시설계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건설기술심의위원회 심의·의결 절차와 설계도서 없이 민간사업자의 공사 계약 및 착공을 허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단에서는 착공 후의 민간사업비 적정성 검토용역 결과를 확인하지 않았고, 실시협약상 의무가 없는데도 준공시점에 민간사업비 적정성 검토를 재차 시행해 공사비 25억 원을 증액 변경하는 근거로 활용토록 했다.
또 민간 테마파크 설계감리를 시행하지 않고, 전체 공사비 781억 원 중 241억 원 상당의 공간연출 공사에 대해 감리과업을 임의 제외시켜 주는 등 공사 관리·감독 업무 전반을 부당하게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시도 실시협약 등에 따라 분담금 대신 부지를 출연해야 하지만, 337억 원을 들여 취득한 407필지를 재단에 직접 출연하지 않고 불필요한 져주기식 소송을 통해 소극적으로 출연한 사실이 드러났다.
민간사업자와의 소송 과정에서도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민간사업자는 사업계획 변경(2009~2018년 →2019년)에 따른 대출상환기일 연장을 요구하지 않았고, 대주 대리기관의 2차례 대출상환계획 제출 요청에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던 사실이 있었음에도 이러한 내용을 소송에서 주장하지 않았다.
경남로봇랜드재단의 경우 민간사업자가 감리 없이 부당하게 준공처리한 공간연출 공사의 준공검사조서를 준공기한이 한참 지난 뒤 제출하는 등 여러 문제점을 알면서도 소송의 주요 쟁점사항인 '건설기간' 판단에 이 같은 사실을 주장하지 않았다.
'실시협약 해지는 펜션부지 1필지 출연 지연 때문' 결론
"과오 덮기 위한 사실 은폐가 가장 큰 '완전 패소' 원인"
재단에 대한 지도·감독 업무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받은 경남도 역시 소송 대응을 재단 직원으로만 구성된 법무지원팀을 만들어 전담하도록 하는 등 체계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배종궐 경남도 감사위원장은 "실시협약 해지는 민간사업자에게 절대 유리하게 체결된 변경 실시협약과 펜션부지 1필지 출연 지연 때문이며, 소송 완전패소는 재단이 민간사업자의 여러 문제점을 알면서도 자신의 과오를 덮기 위해 의도적으로 관련 사실을 은폐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배 위원장은 이어 "재발 방지를 위해 일벌백계하는 차원에서 관련자 중 가장 책임이 무거운 6명은 중징계, 9명은 경징계 요구하고, 19명은 훈계 등 조치했다"며 "재단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 사실에 대해서는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형사고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월,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제2민사부)는 민간사업자의 실시협약 해지를 인정한 1심판결과 마찬가지로 민간사업자의 해지시 지급금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앞서 민간사업자는 "펜션부지를 매각해 대출금 50억 원을 상환해야 하는데 재단이 펜션부지를 넘겨주지 않은 탓에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했다"며 행정에 실시협약 해지를 통보하고 2020년 2월 해지시지급금 등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2021년 10월 민간사업자에게 해지시지급금 등 1126억 원(운영비 포함)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당시 패소에 따라 경남도와 창원시가 물어줘야 하는 비용은 확정투자비, 이자 등을 포함해 1660억 원에 달한다.
로봇랜드 조성사업은 1단계(테마파크·로봇연구센터·컨벤션센터)와 2단계(관광숙박시설 등) 사업으로 구성돼 있는데, 1단계 사업은 2019년 9월에 개장해 정상 운영 중에 있으나, 2단계 사업은 민간사업자의 해지시지급금 청구소송으로 추진이 중단된 상태다.
KPI뉴스 / 박유제 기자 pyj85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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