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너무 높아…현재보다 40% 가량 떨어져야 적정" 국내 대표 이차전지업체로 꼽히는 에코프로비엠과 그 모회사인 에코프로 주가가 올들어 가파르게 치솟았다.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해말 대비 최고 7배 이상 폭등했다.
환경의 중요성이 커지자 세계 각국 정부가 전기차 개발에 힘을 쏟으면서 전기차 핵심 부품인 이차전지가 주목받은 영향이다.
하지만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전문가들은 과열 양상으로 본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 자칫 '개미지옥'이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개미지옥은 다수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보는 현상을 말한다.
에코프로는 20일 전일 대비 1.14% 떨어진 60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 종가는 29만4000원으로 전날과 같았다.
하락에도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해말(10만3000원) 대비 6배 가까이 높다. 최고점인 지난 11일 종가(76만9000원)는 7배가 넘는다. 에코프로비엠 주가도 작년 말(9만2100원)의 3배 이상이다.
두 회사 모두 이차전지 덕을 톡톡히 봤다. 올들어 이날까지 에코프로 시가총액은 468.3%, 에코프로비엠은 214.8% 뛰었다.
에코프로비엠은 특히 니켈·코발트·망간으로 이뤄진 삼원계 배터리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유해 국내 이차전지 분야 대표기업으로 거론된다. 자연히 모회사 에코프로 위상도 높아졌다.
에코프로비엠은 LFP 배터리에도 뛰어들어 2025년까지 전용 공장을 준공할 계획이다. 리튬·인산·철로 이뤄진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LFP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27.2%로 지난 2020년(5.5%)보다 5배 가까이 확대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에코프로비엠의 기술력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주가는 과하다고 진단한다. 우선 에코프로비엠 기술력이 초격차라 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원계 배터리 분야에서 에코프로비엠의 지위가 높은 것은 사실이나 국내외 경쟁사들이 뛰어들면서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LFP 배터리는 에코프로비엠이 올해부터 본격 개발을 시작한 분야라 아직 상용화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업황 호조와 미래 기대감을 고려해도 현재 주가 수준은 과열 상황"이라며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은 기업 본연의 가치와 무관한 주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단기간 급등한 만큼 주가 조정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에 대해 "현재 시가총액은 5년 후 예상 기업가치를 넘어선 수준이다. 상당한 조정이 필요하다"며 매도 의견을 냈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에코프로는 현재 주가 수준보다 40% 가량 빠져야 적정 주가"라고 분석했다. 에코프로비엠에 대해서도 "적정 주가는 지금보다 훨씬 아래 수준"이라고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에코프로비엠 주가 상승은 과도하다"며 "현 주가의 반값이 적정하다"고 밝혔다. 목표주가는 13만 원, 투자의견은 '비중 축소'로 제시했다.
전문가들 지적과 달리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며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
3월부터 지난 18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에코프로를 1조2800억 원, 에코프로비엠을 889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 A 씨는 "에코프로 주가는 100만 원까지 갈 것"이라며 "주식을 더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개인투자자 B 씨도 "보유 중인 에코프로 주식을 지금 팔아도 이익이지만 매각할 생각은 없다"며 추가 상승을 기대했다.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B 씨는 "전문가들이 맞춘 경우가 별로 없다"며 코웃음을 쳤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들과 에코프로 및 계열사 임원들은 주식을 팔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자들은 에코프로를 7680억 원, 에코프로비엠은 2980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박모 에코프로 경영관리본부장은 지난 13일 소유한 에코프로 주식 2041주 중 1924주를 장내 매도했다. 허모 에코프로에이피 대표는 지난 10일 에코프로비엠 주식 1만1220주를, 김모 에코프로에이치엔 사외이사는 지난 12일 500주를 매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에코프로 및 에코프로비엠 주가 흐름은 유명하니까 더 오른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주가 상승으로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더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러다가 한순간에 주가가 폭락하면서 개미지옥이 펼쳐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 대표도 "에코프로 및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는 시점이 올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은 지금 차익을 실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KPI뉴스 / 안재성·김명주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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