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위원 "금리인상 신중" 발언에 시장 기대감 '고조'

안재성 기자 / 2023-04-12 16:49:58
'매파' 윌리엄스 총재 '금리인하' 언급…"시사하는 바 커"
신용경색·경기침체 우려 커…시장,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의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인 발언들이 나오면서 시장에서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1일(현지시간) 시카고 이코노믹 클럽에서 "지금처럼 금융권 긴장도가 높을 때는 추가 금리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리콘밸리은행(SVB)과 뉴욕 시그니처뱅크의 파산 등으로 금융 불안이 부쩍 높아진 점에 주목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통화정책이 경제에 미친 영향을 확인하려면 최대 18개월이 필요하다"며 "추가 인상이 필요한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아직 고용이 강하고 물가상승률은 높아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물가 둔화가 뚜렷해지면 금리인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준 위원들의 비둘기파적 발언이 나온 배경으로는 신용경색과 경기침체 우려가 꼽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미국 금융권에서 신용경색과 대출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은행 파산 후 미국 소비자들의 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약해졌다. 많은 소비자들은 은행에서 돈을 빼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옮기고 있다. 예금이 줄어드니 은행은 대출 축소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댈러스 연은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댈러스 지역의 대출 기준이 계속 강화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매슈 루제티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은행이 대출을 10% 줄이면 미국 생산량이 0.5% 줄어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신용경색은 경기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은행감독협의회(CSBS)가 지방 은행원 3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94%가 "경기침체는 이미 시작됐다"고 답했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AP뉴시스]

시장은 환호하고 있다. 연준 위원들도 신용경색과 경기침체를 피부로 느낌에 따라 연내 금리를 내릴 거란 기대감이 높아졌다. 연준이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못하거나 한 차례만 인상한 뒤 하반기부터 방향을 전환할 거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연준의 비둘기파적 색채가 부상하고 있다"며 "특히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알려진 윌리엄스 총재가 '금리인하'를 언급한 부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매파 위원들은 최종 기준금리를 5.4%로, 비둘기파 위원들은 5.1%로 전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지금은 매파 위원 전망이 5.1% 수준이며, 비둘기파 위원들은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를 시사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연준 기조가 시간이 흐를수록 긴축 완화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은 곧 경기침체에 빠지고 소비 부진도 심해져 물가에 하방 압력을 줄 것"이라며 "연준은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고 4분기부터 내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존 핸콕 인베스트먼트의 에밀리 롤런드 공동 투자 전략가는 "3월 해고 건수가 전년동월 대비 300% 급증했다"며 "고용 둔화가 연준 금리인하로 연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은 연준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7월부터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관측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선물시장 채권 트레이더들의 연준 기준금리 평균 전망치는 5월 5.00%, 6월 4.99%, 7월 4.88%, 9월 4.61%, 11월 4.54%, 12월 4.26%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3.43%)가 연준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등 시장 기대가 다소 앞서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 단계에 접어들면서 비둘기파적인 발언들이 나오고 있지만, 그것이 곧 연내 금리인하를 뜻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강 대표는 "아직 물가 불안 요소가 남아 있어 흐름을 더 지켜봐야 한다"며 12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관건이라고 했다. 

시장은 3월 CPI가 전년동월 대비 5.1% 올라 2월(6.0%)보다 상승률이 0.9%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2월(0.5%)보다 내려간 0.4%로 예측했다. 

골드만삭스 그룹의 존 플러드 파트너는 "3월 CPI가 시장 예상대로 나올 경우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플러드 파트너는 "그러나 3월 물가상승률이 6% 이상일 경우 S&P 500 지수가 2% 이상 급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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