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연구정보원, 방송장비 설계안 검토 능력·실적없는 업체와 수의계약

강성명 기자 / 2023-04-05 00:35:36
정보원, 방송·전기·소방 일감 몰아주기 계약
일감 맡은 L씨 "J업체 사장 방송 잘 모른다" 증언
J업체, 일감 떠넘긴 H업체 설계안 한차례도 검토 안해
전라남도교육청 직속기관인 전남교육연구정보원이 지난 2021년 미디어센터 개선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의계약을 한 목포의 J업체가 "방송을 잘 모른다" 업계의 증언이 나왔다.

J업체와 함께 당시 전남연구정보원 미디어센터의 방문했던 L씨는 미디어센터 설계를 맡았던 "J업체 사장님이 전기하고 통신 쪽은 잘 아시는데 방송 쪽은 잘 모르세요"라고 실토했다.

자신을 컨설팅 매니저라고 소개한 L씨는 J업체가 설계 계약을 했던 "목포의 중앙고등학교도 자신이 컨설팅을 했다"고 증언했다.

J업체가 그동안 관공서 계약만 따낸 뒤 방송 장비에 대해 직접 설계를 하지 않고 제3의 업체를 끌어들여 맡긴 셈이다.

J업체는 목포중앙고와 마찬가지로 전남미디어센터도 서울 H업체에 일감을 떠넘겼다.

H업체가 1차 16억9000만 원, 2차 15억4000만 원 등 수차례 예산 부풀리기를 통한 업무 추진을 방해했는데도 J업체는 나몰라라 행태로 일관했다.

▲전남미디어센터 수의계약을 맺은 J업체가 설계 내역을 확보예산 8억 원보다 두 배 넘는 16억 9000만 원으로 납품한 최초 내역서. [강성명 기자]

임기제공무원 2명이 H업체의 설계안 부풀리기가 잇따르자 공식 회의석상에서 J업체에게 "H업체의 설계안을 검토했냐"고 물었고 J업체는 "검토하지 않고 실무진에게 바로 전달했다"고 인정했다.

J업체는 4차례 납품 연장때인 H업체의 마지막 설계안도 검토하지 않는 등 무책임한 행태를 이어갔다.

당시 임기제공무원은 J업체에게 화면을 전환하는 스위처의 경우 Ross회사 제품, 카메라의 경우 캐논이나 파나소닉 등 전범 기업의 특정 업체 사양을 반영됐는데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몰랐다"고 답변했다.

▲2021년 H업체가 교육연구정보원 총무과에 납품한 최종 규격서(왼쪽) 특징과 스위처 제조회사 Ross(오른쪽)규격의 사양과 특징이 일치한다. [강성명 기자] 

결국, 특정 업체 사양이 수두룩한 설계안은 총무과 계약담당 공무원에게 최종안으로 납품됐다.

하지만, 입찰에는 해당 임기제공무원이 사업 지연으로 예산이 불용처리 될 수 있다는 교육연구정보원 총무과 압박으로 컨설팅 3곳 업체의 도움을 받아 수정한 설계안이 올라간 것으로 전남교육청 감사결과 드러났다.

J업체의 문제점은 당시 전남도의회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 2021년 11월 10일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혁제 전남도의원이 전남교육청 진현주 재정과장에게 수의계약 업체의 설계 부분에 대해 질의를 하고 있다. [전남도의회 제공]

이혁제 전 전남도의원은 지난 2021년 11월 10일 열린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설계 용역을 수의계약할 때 그 설계는 누가해야 하냐"고 물었고, 당시 진현주 전남교육청 재정과장은 "계약한 업체가 직접 설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한 업체가 아닌 제2,제3의 업체가 와서 설계에 함께 참여하면 규정에 맞느냐?"고 질의하자, 진 과장은 "업체에서 자문을 구하는 정도는 괜찮지만 타 업체가 직접 주도적으로 설계에 참여하는 것은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전남교육연구정보원 이명숙 전 원장도 "(J업체가) 전문성 없는 분야는 자문 기술자를 활용해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J업체 전문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했다. 이 의원은 "자문 정도가 아니라 화상 회의도 하고 거의 설계를 주도했다"고 질타했다.

▲지난 2021년 11월 10일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혁제 전남도의원이 당시 이명숙 전남교육연구정보원장에게 수의계약한 J업체가 아닌 제3의 H업체가 전남미디어센터를 설계한 이유에 대해 질타를 하고 있다. [전남도의회 제공]

J업체는 프라임경제에 "어느 회사인지는 모르나 평소에 알고 지내던 M씨(J업체)를 직원으로 고용해 설계했다"는 주장을 폈다가 아시아경제에는 "개인적으로 아는 전문가에게 맡겼다"며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전기, 통신, 소방 등은 우리 업체가 맡고 그 외 공사는 다른 업체를 위촉하겠다는 것은 교육연구정보원과 사전에 조율했던 부분이다"며 말을 바꾸는 오락가락 해명을 했다.

계약을 담당하는 재정과장이 교육연구정보원 총무과가 계약한 업체 행태에 잘못이 있음을 행정사무감사에서 진술했는데도 당시 이모 서기관이 이끌었던 감사반은 이에 대한 감사 결과에서 계약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채 해당 공무원에 대해 면죄부를 줬다.

또 방송장비를 직접 설계해 본 경험도 전남미디어센터 규모 이상의 실적도 없는 업체와 계약한 교육연구정보원 총무과에 대해 감사반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어진 계약을 문제삼지 않고 눈감아 줬다.

감사실 6급 공무원은 조사과정에서 정보원 총무과가 J업체와 계약한 건 "어쩔 수 없었다"며 중립을 지키지 않은 채 두둔하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숙 원장도 전문성에 문제가 있음을 행정사무감사에서 인정한 부분을 감사실이 나서 면죄부를 준 것이다. 때문에 미리 결과를 정해놓고 계약직공무원 죽이기 식의 '마녀사냥' 감사를 한 것 아니냐는 말이 교육청 안밖에서 나오고 있다.

한편, 전남교육연구정보원 총무과는 전기 분야 전문인 J업체가 통신 면허가 있다는 이유로 전남미디어센터 규모의 방송장비를 설계할 수 있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않고 1582만 원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또, 방송 설계 뿐 아니라 소방과 전기 또한 J업체와 계약하면서 3가지 사업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 2000만 원 이하의 사업은 수의 계약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미디어센터의 사업의 하나인 건축과 공조·조명의 경우 전문가들 본인이 직접 설계를 진행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교육연구정보원 총무과는 당시 "준 방송국 수준의 미디어센터를 건립하니 방송국 설계를 한 경험과 실력 있는 업체가 했으면 좋겠다"는 임기제공무원의 의견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의 계약을 담당한 연구정보원 공무원은 J업체를 "본청에서 추천을 받았다"고 주무관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누가 추천을 해줬는지는 입을 다물고 있다.

J업체는 당시 미디어센터 임기제공무원에게 "제가 본청(전남도교육청) 시설과와 20년 동안 일을 했으니 필요한 것 있으면 다 말해보세요"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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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명 / 전국부 기자

광주·전남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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