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현호색, 구슬붕이….
산 아랫동네에서는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상춘객들을 불러 모으지만 등산로 주변에서는 조그마한 야생화들이 '날 좀 보소'라며 수줍게 고개를 내민다.
전북 부안의 내변산 남여치 등산로 입구에서 시작해 월명암에 이르는 등산로 주변은 진달래와 야생화들이 가득하다.
초입부터 깔딱고개라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르다 보면 큰 꽃인 진달래는 쉽게 볼 수 있지만 길가 낙엽 속에서 봄을 맞이하고 있는 야생화들은 자칫 지나치기 쉽다.
기껏해야 손톱만 한 크기라 허리를 숙이고 자세히 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다.
꽃 사진 찍어서 SNS에 올리면 나이 든 증거라던데, 자칭 '중년의 아저씨'들이 바닥에 엎드려 꽃 사진 찍기에 열심이다.
자세히 보아야 아름답다. 그렇다. 조그마한 꽃들도 중년들에게 위안이 된다.
쉽게 지나치기 쉬운 우리 주변의 일상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 나름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무심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관심을 가지고 자세를 낮춰 자세히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의미 있는 것이다.
KPI뉴스 / 이상훈 선임기자 jo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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