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파주 '독수리 식당' 만석…매년 800여 마리 찾아와

이상훈 선임기자 / 2026-01-08 17:30:16
▲ 8일 오전 파주시 장산리 들판을 찾은 독수리들이 임진강 생태보존회가 주는 먹이를 먹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영하 15도의 한파 속에도 '독수리 식당'이 붐빈다.

 

8일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파주시 장산리 들판에 검은색 독수리들이 가득 모여 있다. 저 멀리 몽골에서 약 10일을 날아와 이곳에서 겨울을 나고, 3월이면 다시 몽골로 돌아가는 독수리들이다. 


파주시 장산리 36번지 들판은 소 도축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임진강 생태보존회가 구입해 주 3회 독수리들에게 먹이를 주는 곳으로, 이른바 '독수리 식당'이라 불린다. 전국적으로 약 10여 곳이 있다.

임진강 생태보존회 윤도영 회장이 2009년 처음 이 활동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100~150마리 정도가 이곳을 찾아 월동했지만, 현재는 많게는 700~800마리가 매년 이곳을 찾는다. 전 세계 독수리 개체 수가 약 2만 마리인 점을 감안하면, 이곳은 상당히 많은 개체가 모이는 중요한 월동지다.

독수리들과 함께 먹이를 먹는 새 가운데는 흰꼬리수리도 있다. 흰꼬리수리는 직접 사냥을 하지만, 독수리는 사냥 능력이 없어 이렇게 정기적인 먹이 공급이 필요하다.

몽골에서 독수리를 연구하는 대학생 30여 명이 8일 이곳을 찾았다. 독수리가 많은 몽골에서 굳이 한국으로 견학을 오는 이유를 묻자, 윤 회장은 "몽골에서는 이렇게 많은 개체를 한곳에서 동시에 관찰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2월부터 이곳을 찾는 귀한 손님들을 3월 다시 몽골로 돌려보낼 때까지, 임진강 생태보존회 회원들은 정성껏 독수리들을 돌본다. 이들 대부분은 다섯 살 이하의 어린 개체로, 충분히 먹이를 먹어야 다음 해에도 다시 이곳을 찾을 수 있다.

독수리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지만, 정작 관리에 대한 국가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보존회 회원들은 자체적으로 탐조장을 조성하고 생태 교실을 운영하며, 입장료와 후원금으로 먹이 구입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윤 회장은 "한때 한강 하류를 찾던 두루미들이 개발로 월동지를 잃고 사라진 것처럼, 이곳의 독수리들 또한 인간의 탐욕으로 터전을 잃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손을 잡고 탐조에 나선 어린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가까이에서 자연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이 땅의 자연환경이 온전히 보존되길 바란다.

 


 


 

▲ 파주시 장산리 들판을 찾은 사진작가들이 독수리들의 움직임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 임진강 생태보존회 회원들과 탐조객들이 독수리에게 줄 먹이를 들고 들판으로 가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 파주시 장산리 들판 위를 날고 있는 독수리 [이상훈 선임기자]

 

▲ 독수리 무리 속에서 날고 있는 흰꼬리수리. [이상훈 선임기자]

 

▲ 공중에서 영역 다툼을 하고 있는 흰꼬리수리와 독수리. [이상훈 선임기자]

 

KPI뉴스 / 이상훈 선임기자 jo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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