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금리 하락 전망…고정금리 전환 메리트 작아" "작년 하반기에 출시됐다면 환영했을 텐데, 지금은 별 메리트가 없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은행은 오는 31일 중소기업 대상 '안심 고정금리 특별대출'을 출시한다.
이 상품은 신규·대환대출 모두 가능하고 고정금리대출을 받더라도 변동금리대출과 비슷한 금리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다. 보통 고정금리대출의 금리가 높은 편인데, 변동금리대출과 비슷한 수준까지 최대 1%포인트 내려준다.
금리부담 없이 변동금리대출을 고정금리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도와주기에 '중소기업판 안심전환대출'로도 불린다. 5대 은행이 각각 1조 원씩 총 5조 원 한도로 내놓을 예정이다.
그런데 분명 중소기업 지원책임에도 당사자들 반응은 시큰둥하다. 혜택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중소 제약사를 경영하는 A 씨는 "어차피 중소기업대출 대부분이 금리변동주기 1년의 변동금리대출"이라며 "이 상품은 실질적인 금리인하 효과가 없다"고 꼬집었다.
중소기업들은 재정적 여유가 별로 없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대출을 선호한다. A 씨는 "고정금리대출이라 해도 5년 후엔 금리가 변하기 때문에 굳이 비싼 이자를 물어가며 고정금리대출로 할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안심 고정금리 특별대출은 고정금리대출이더라도 변동금리대출 금리 수준을 적용하는 게 특징이다. 즉, 이미 변동금리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차주에게는 대출 구조가 고정금리대출로 바뀔 뿐, 금리가 내려가진 않는다.
금융권 관계자도 금리인하 혜택을 주는 건 아니라고 인정했다. 그는 "안심 고정금리 특별대출은 그간 고정금리로 바꾸고 싶어도 금리가 높아 망설이던 중소기업 차주들이 마음 편히 갈아타도록 돕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조차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의 임원 B 씨는 "작년 하반기, 한창 금리가 뛰어오르던 시기에 출시됐다면 대환영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은 이 상품을 작년 9월 30일 내놓았다. 중소기업에 인기가 좋아 기업은행은 당초 계획했던 한도(4조 원)보다 2조 원 증액했다.
고정금리대출은 금리 상승기에 빛을 발한다. 작년 하반기는 거의 매달 금리가 뛰던 시절이라 변동금리대출과 같은 금리 수준으로 빌릴 수 있다면 기꺼이 고정금리대출로 갈아탈 중소기업 차주들이 많았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석달 간 5대 은행 중소기업대출 차주가 가장 많이 몰린 금리 구간은 연 5~7%다. 비중이 약 70%에 달한다.
KB국민은행 중소기업대출 가운데 연 5~7% 구간 비중은 67.5%다. 신한은행은 68.2%, 하나은행 73.1%, 우리은행 73.2%, NH농협은행 69.0%다. 연 4% 미만 구간 비중은 5~10%, 연 4~5% 구간 비중은 6~14% 수준에 불과하다.
재작년 12월부터 작년 2월까지 기간엔 5대 은행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연 5~7% 구간 비중이 10%를 밑돌았다. 연 4% 미만 구간 비중이 70~80% 수준에 달하고, 연 4~5% 구간 비중은 10~20% 정도다. 1년 사이 금리가 엄청나게 올랐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한국은행이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을 거란 예측이 유력하고 은행 대출금리는 이미 하락세다.
B 씨는 "향후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굳이 고정금리대출로 갈아탈 메리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계대출처럼 중소기업대출도 금리를 전체적으로 내려주길 바란다"며 "그게 불황에 신음하는 중소기업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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