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코드 정당성 두고 논란도 가열
소액주주들 주주행동 예고하며 최종 결과 주목 '스튜어드십 코드'가 올해 주주총회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와 포스코, 주요 금융지주 등 소유분산 기업들의 주총 표대결이 예고되며 스튜어드십 코드의 작동 여부를 두고 관심이 모아진다.
'주권 행사'라는 대의 명분과 '정치적 악용'이라는 지적이 혼재하며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충직한 집사'(스튜어드)의 마음으로 기관투자자들이 의결권 행사를 하도록 유도하는 자율 지침이다. 투명 경영이 목표다. 국내에서는 2016년에 도입됐고 최대 투자기관인 국민연금이 2018년 이를 도입하며 활성화됐다.
잠잠하던 스튜어드십 코드가 갑자기 주목받는 이유는 국민연금의 태도가 돌변했기 때문이다. 소극적이던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를 내세우며 소유분산기업들의 CEO 인사에 적극 관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강화 필요성을 제기한 것을 계기로 여당과 정치권, 올해 1월에는 윤석열 대통령까지 '스튜어드십 코드'를 테이블에 올렸다.
CEO 인선에도 폭풍이 몰아쳤다. 구현모 KT 대표는 국민연금이 차기 대표 경선 과정의 투명성을 문제삼고 정치권까지 압박하자 연임을 포기하고 차기 대표 후보에서 자진 사퇴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의 선임도 '정권의 개입' 의혹을 받으며 논란 속에 있다.
대표 인준 표대결 '최대 관심사'
상황이 이렇고 보니 올해 주총 시즌 최대 관심사는 소유분산기업들의 대표 인준이다. KT와 금융지주들의 주총이 모두 차기 대표와 사내외이사 선임안으로 시선이 집중된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차기 회장 선임 과정 중이고 4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33명 중 28명(85%)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신한금융 진옥동, 우리금융 임종룡 두 회장 후보자의 선임 안건에는 국민연금의 찬성표가 예상되지만 KT 윤경림 내정자는 인준이 쉽지 않다.
국민연금의 반대표가 예견된 상황에서 KT는 대표부터 이사들까지 표대결 승리로 가는 길이 험하다.
KT는 이달 31일 정기 주총에 윤 사장을 비롯해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 송경민 경영안정화 TF장 등 3명의 사내이사와 강충구, 여은정, 임승태, 표현명 등 4명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올렸다.
법무법인 화우 고문인 임승태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사외이사 후보가 모두 현직 KT 이사들이다. 이사회의 다양성 논란까지 가세하며 험로가 예상된다.
'정당한 주주권리' vs '정치적 악용'
문제는 스튜어드십 코드 작동의 정당성에 맞춰진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KT(10.12%)와 하나금융지주(8.40%), 신한금융지주(8.29%), KB금융지주(7.94%)의 최대주주다. 우리금융지주(7.86%)는 우리사주조합(9.48%)에 이은 2대 주주다.
최대 주주로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마땅하나 주주권리로만 해석하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과도한 경영 개입'이라는 비난과 '정치적 악용' 지적이 모두 나온다.
특히 7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수책위원 9명 중 가입자단체(사용자·근로자·지역가입자)의 추천을 받아 위촉하는 비상근 위원 수를 6명에서 3명으로 줄이도록 운영 규정을 바꾸면서 정권 개입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참여연대, 한국노총, 민주노총을 포함해 306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연금행동은 8일 성명을 내고 "이번 개악으로 국민연금의 주주권 및 의결권 행사, 투명성과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커졌다고 비판했다.
이날 김성주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57명도 공동성명을 내고 "국민의 노후자금을 성실하게 관리하기 위해 도입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정부가 교묘히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상훈 전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은 "KT 사장 선임과 관련해 국민연금이 관치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지만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자체엔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8일 '2023년 주주총회,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진행된 좌담회에서 "국민연금이 투자기업의 주주인 이상 투자 기업의 가치 증진과 투명한 경영을 끌어내기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의 적극적인 이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움직이는 개미들…국민연금 넘어설까
스튜어드십 코드 논란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소액주주들의 움직임도 가시화됐다. 소액주주들은 인터넷에서 'KT주주모임' 카페를 개설하고 '표'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25일 개설된 KT주주모임 카페는 9일 현재 900명 가까운 멤버가 모였다. 주주운동에 동참하는 주식 수도 곧 200만주를 넘어설 전망이다.
KT는 국민연금 외에 현대자동차(7.6%)와 신한은행(5.58%) 표의 향방이 불투명한 가운데 소액주주(약 33%)와 외국인(44%)의 표심이 중요 변수가 된다.
주주 행동의 결과는 이달 말 주총에서 판가름난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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