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카카오 고맙다"…'쩐의 전쟁'에 SM 주주들만 웃었다

안재성 기자 / 2023-03-09 16:45:42
"'자존심 싸움' 양상…카카오·하이브 둘 다 물러서지 않을 것"
SM 주가만 폭등…'승자의 저주' 우려에 카카오·하이브 주가 ↓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와 현 SM 경영진의 경영권 다툼이 카카오와 하이브의 '쩐의 전쟁'으로 번졌다. 

카카오와 하이브 둘 다 자금을 모집하고 높은 가격에 공개매수를 선언하면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자세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SM과 카카오·하이브 주주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SM 주주들은 환호성을 내지른다. 하이브가 지난달 10일 주당 12만 원에 SM 주식 공개매수를 선언하고 지난 7일에는 카카오가 주당 15만 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히면서 SM 주가는 폭등했다. 

SM 주가는 9일 15만4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선언하기 직전인 지난달 9일(9만8500원) 대비 57.3% 폭등했다.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선언하기 직전인 지난 6일(13만100원)과 비교해도 3거래일 새 19.1% 뛰었다.

SM 주주들은 "카카오, 고맙다!", "하이브랑 카카오 덕에 소고기 사먹음", "주가가 20만 원까지 갈 것" 등이라고 반겼다. 

카카오·하이브 주주들은 울상이다. 두 회사가 SM 인수전에 뛰어든 뒤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SM 인수에 나서기 전인 지난달 9일 하이브 주가는 19만8300원이었다. 이날 종가는 17만6500원으로 그 새 11.0% 떨어졌다. 

카카오도 SM 공개매수 선언 후 주가가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탔다. 지난 6일 6만3600원에서 이날 5만9000원으로 7.3% 하락했다. 

카카오 주주들은 "카카오가 정보기술(IT) 회사냐, 엔터 회사냐?", "내 돈 물어내라", "손 떼고 네이버처럼 개발자에 투자나 해라" 등 아우성을 치고 있다. 하이브 주주들도 "너무 비싼 것 같다", "카카오와 '돈싸움'은 현명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하이브는 엔터업계 1위 SM을 인수해 시장을 지배하는 '공룡'이 되겠는 전략이다. 카카오도 SM 인수로 카카오엔터의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높일 방침이다.  

그러나 하이브나 카카오가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기대 만큼 실익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둘의 다툼으로 SM 주가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붙으면서 너무 비싸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SM 주가가 폭등, '승자의 저주' 우려가 나온다. [UPI뉴스 자료사진]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현 SM 주가는 기업가치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인수전 결과가 나오면 SM 주가는 경영권 프리미엄만큼 빠르게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현 가격대로 SM 신규 매수는 위험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주주 입장에서는 이 계약이 카카오를 위한 것인지, 카카오엔터를 위한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아 부정적인 이슈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수전 결과가 어떻게 될지 불투명한 부분도 카카오와 하이브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는 지난달 공개매수를 추진했다가 SM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12만 원)을 초과하는 바람에 실패했다. 카카오도 최근 SM 주가가 15만 원을 웃돌면서 공개매수에 성공할 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주주들은 울상이지만, 카카오와 하이브는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 대표는 "이미 '자존심 싸움'의 영역으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하이브가 주당 16만 원에 공개매수를 선언할 거라는 예측이 나온다. 김 연구원은 "하이브 자금력을 감안할 때 주당 16만 원이 최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결국 '쩐의 전쟁'으로 가면 자금력이 우위인 카카오가 이길 수밖에 없어 하이브 측도 고민이 많은 눈치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하이브가 재정적으로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며 "추가 공개매수 선언을 하더라도 카카오 역시 더 높은 가격으로 공개매수에 나설 수 있어 쉽게 결정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약점은 떨어지는 주가와 주주들의 아우성"이라며 "하이브는 카카오 동향을 살펴보면서 재참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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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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