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보다 전셋값 하락 더 빨라…작년 하반기부터 전세가율↓ 최근 전셋값 하락으로 '역전세'(2년 전보다 가격이 내려간 전세 계약)가 광범위하게 발생하면서 집값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주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역전세난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전문가들은 전셋값 흐름, 금리, 입주물량 등을 살펴볼 때 내년 상반기까지는 역전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2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셋값 비율)은 51.2%로 지난 2012년 1월(51.2%) 이후 11년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집값보다 전셋값 하락 속도가 더 빠르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전세가율이 계속 떨어지는 중이다. 전셋값 하락률은 지난달 3.98%, 이달 2.63%로 집값 하락률(1월 –2.09%·2월 –12.0%)을 웃돌았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고금리 탓에 전세자금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오히려 비싸다보니 세입자들이 월세로 쏠리면서 전세시장이 무너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전세 거래량(9만7577건)이 전년동월 대비 12.3% 감소한 반면 월세 거래량(11만7221건)은 25.8% 증가했다.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4.6%로 지난해 1월보다 9.0%포인트 상승했다.
이처럼 전셋값이 힘을 못쓰면서 역전세난이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 역전세는 특히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 갭투자와 맞물려 주목된다.
지난 몇 년 간 집값과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영끌 갭투자가 유행했다. 많은 주택 매수자들이 전세를 끼고 대출을 한도까지 끌어 모아 집을 샀다. 하지만 그 때 주택 매수를 가능케 했던 고액 전셋값이 지금은 영끌 갭투자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전셋값이 내려가면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차액을 돌려줘야 한다. 그러나 이미 무거운 빚을 지고 있는 영끌 갭투자자들은 돌려줄 돈이 없다. 결국 집을 급매로라도 팔아야 할 상황에 몰린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역전세로 인한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집값 하락세를 부추겼다"고 진단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역전세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집값이 반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역전세난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작년 상반기에도 전셋값이 비쌌다"며 "내년 상반기까진 역전세난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021년 11월(6억6243만 원) 정점을 찍었다. 이후 소폭 하락세를 보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작년 상반기 체결된 전세 계약의 보증금은 현재 시세보다 꽤 높은 수준인 경우가 많다. 지역에 따라서는 수 억 원씩 차이나기도 한다. 전세는 통상 2년 계약이어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역전세난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내년 하반기는 돼야 역전세가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소장은 전셋값 흐름과 함께 금리와 입주물량도 예의주시했다.
신규 입주물량이 많을수록 전세 매물도 늘어나 전셋값에 더 강한 하방 압력을 주게 된다.
올해 입주물량이 약 1만3000호(부동산R114 집계)에 달하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이미 타 지역보다 전셋값 하락폭이 크다. 국토부 통계에서 강남3구 전세가율은 모두 40%대를 나타냈다.
김 소장은 "강남3구는 내년 상반기에도 입주물량이 많다"며 역전세가 해소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강남권 전셋값은 타 지역에도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전셋값이 부진하면서 역전세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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