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둔화 속도 느려…연내 금리인하 없을 듯" 미국 일자리 수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데 더해 물가상승률도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거란 기대감이 사그라드는 흐름이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5%(전년동월 대비 6.4%) 올랐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1월 CPI는 시장 전망치(전월 대비 0.4%·전년동월 대비 6.2%)를 상회한 것이다.
충격을 준 부분은 지난해 12월 –0.1%를 기록했던 전월 대비 물가상승률이 큰 폭으로 상승 반전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CPI가 발표됐을 때 시장은 이대로 가면 연간 물가상승률도 연준 목표치(2%)에 가까워져 긴축 기조를 완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1월 CPI가 찬물을 끼얹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는 있으나 속도가 느리다"고 판단했다.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니 연준 긴축 기조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초의 시장 예상과 달리 연준 최종 기준금리가 5.00%를 넘고 연내 금리인하도 힘들 거란 관측이 나온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물가상승률을 2%까지 낮추는 건 매우 중요하다"며 "그 때까지 긴축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금리인상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통화 긴축 효과가 아직 미약한 수준"이라며 "기준금리를 5.4%까지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은 작년 12월 공개한 점도표(dot plot·연준 위원들이 각자 금리 전망을 점으로 나타낸 표)를 통해 올해 기준금리를 5.1%로 제시했다. 이를 뛰어넘는 수준의 금리인상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시장에서도 연준 기준금리가 5.50%까지 뛸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6월까지 기준금리를 5.25~5.50%로 인상할 가능성은 49.7%를 기록했다. 전날(42.1%)보다 7.6%포인트 상승하면서 50%에 육박했다.
현 연준 기준금리는 4.50~4.75%다. 5.25~5.50%로 올리려면 0.75%포인트 더 인상해야 한다.
연내 금리인하 전망은 약해졌다. 로이터통신이 지난 8일부터 전날까지 월가 이코노미스트 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54명(62.8%)이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피터 오펜하이머 골드만삭스 수석 전략가는 "금리가 시장이 기대한 정도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더 오래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가 아직 높아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며 "연내 금리인하를 논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도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를 내리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전히 연내 금리인하를 기대하는 의견도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올해 2·3분기에 미국 경기가 침체돼 연준 금리인상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라며 "연말쯤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빠르면 3분기쯤 금리가 내릴 것으로 봤는데, 인플레이션 진정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 금리인하 시점이 늦춰질 듯 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연말쯤에는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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