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한 연준, 물가 상승폭 확대…"한은 금리 추가 인상할 것"

안재성 기자 / 2023-02-09 16:59:44
연준, 美고용 호조에 긴축 강조…한미 금리역전폭 확대 위험 커져
공공요금 인상·中 리오프닝 물가 압박…"5%대 고물가 지속"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을 때 시장은 환호했다. 

지난해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고, 12월에도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을 밟았던 연준이 오랜만에 통상적인 '베이비스텝'(0.25%포인트)으로 돌아온 걸 금리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신호로 받아들인 것이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임재균 KB증권 연구원 등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오는 23일 열리는 통화정책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침체 우려가 큰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줄이면서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3일(현지시간) 미 고용노동부 발표가 나온 뒤 흐름은 뒤집혔다. 미국 비농업 일자리는 올해 1월 중 51만7000개 급증했다. 시장 전망치(18만7000개)의 3배에 가까웠다. 미국 실업률은 3.4%로, 1969년 5월 이후 약 5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준 인사들은 강경한 긴축 의사를 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강한 고용은 긴축 정책이 왜 상당 기간 필요한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이나 연준 전망치보다 금리가 더 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준은 작년 12월 공개한 점도표(dot plot·연준 위원들이 각자 금리 전망을 점으로 나타낸 표)를 통해 올해 기준금리를 5.1%로 제시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통화 긴축 효과가 아직 미약한 수준"이라며 "기준금리를 5.4%까지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도 "종전 예상치보다 금리를 더 인상할 수 있다. 몇 년 간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장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 위험이 커졌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50%, 연준은 4.50~4.75%로 금리차는 1.25%포인트다. 연준이 5.25~5.50%까지 금리를 끌어올렸을 때, 한은이 제자리에 머물 경우 금리차는 2.00%포인트로 커진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제공]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미 금리역전은 원·달러 환율 상승, 해외자본 유출 등 금융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달러화 강세는 외환시장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했다. 금융시장 불안은 실물경제로도 전이될 위험이 다분하다. 

지금은 외환시장이 안정적이지만, 한미 금리 역전폭이 더 커지고 장기화될 경우 안심할 수 없다. 

성 교수는 "한은은 한미 금리차에 대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23일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둔화 추세를 보이다가 상승폭 확대로 반전한 물가도 긴축 전망에 힘을 더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물가상승률(전년동월 대비)은 5.2%로 지난해 12월(5.0%)보다 0.2%포인트 확대됐다.  전기·가스·수도요금이 28.3% 급등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공공요금 인상,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으로 인플레이션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분간 물가가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 역시 "중국 리오프닝이 물가에 상승 압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연준 기조는 강경하고, 물가 상승세는 심상치 않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한 뒤 지표를 살펴볼 것"이라고 예측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 일단 올려놓고 시장 상황을 보는 게 불확실성을 더는 방법"이라고 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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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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