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순열 칼럼] 면죄부 받은 곽상도…시작부터 주저앉은 '50억 클럽' 수사

류순열 기자 / 2023-02-09 16:59:18
법원의 면죄부인가, 검찰의 봐주기 수사인가
곽병채 퇴직금은 50억 클럽 수사의 시작인데
50억 클럽 박영수, 김수남, 최재경. 尹과 각별
"눈치없이 검찰이 진심 다해 수사할 이유 있나"
법원이 면죄부를 준 것인가,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한 것인가. 아니면 둘 다인가. 8일 '곽상도·곽병채 부자의 50억 퇴직금' 무죄 판결은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을 의심케 하는 일대 사건이다.

법원은 난타당하는 중이다. 성난 여론의 화살이 재판부로 쏟아진다. 조국의 딸 조민의 장학금 600만 원은 유죄고 곽병채의 퇴직금 50억은 무죄냐, 법의 형평을 묻고 따진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J도 추호의 망설임 없이 "비난받을 판결"이라고 했다.

검찰은 자유로운가. 대장동 개발시행사 화천대유 직원 곽병채는 6년차 대리급에 불과했다. 그의 퇴직금 50억 원은 '힘센 아버지'를 빼고는 설명 불가다. 대장동 일당이 알아서 바친 게 아니다. 그들의 녹취록을 보면 아들을 통해 당당히 요구한 정황이 뚜렷하다.

"병채 아버지는 돈 달라고 그래. 병채 통해서." 화천대유 대주주이자 마당발 로비스트 김만배는 이렇게 말하면서 "골치 아프다"고 했다. "아버지가 무엇을 달라고 하느냐"는 물음에 곽병채는 "아버지한테 주기로 했던 돈 어떻게 하실 건지"라고 답했다고 한다.

모종의 대가로 이미 약속된 게 아니라면 이런 대화는 가능하지 않다. 오래전 곽 전 의원의 톡톡한 역할이 있었던 거다. 검찰 공소장엔 대장동 개발사업 초기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이던 곽 전 의원이 학연을 고리로 하나은행 측에 대장동 개발 컨소시엄에 남도록 청탁했다고 한다.

당시 산업은행이 꾸린 경쟁 컨소시엄에 자회사를 참여시킨 H건설 측이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 측에 "화천대유 컨소시엄을 깨고 함께 하자"고 제안하자, 김만배 씨가 곽 전 의원에게 부탁해 김 회장 측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김만배, 곽상도, 김정태는 성균관대 동문이다.

재판부도 뇌물 성격일 수 있음은 인정했다. "피고인이 아들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뇌물을 받은 것으로 의심이 드는 사정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무죄를 선고했는데, "결혼해 독립적 생계를 유지한 곽병채가 화천대유에서 받은 이익을 곽상도 피고인이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하는 것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재판부가 대놓고 면죄부를 준 거라는 비난, 검찰은 유죄 입증에 최선을 다한 것인가, 라는 의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그러고 보니 애초 검찰이 수사에 진심이었을까, 의심케 하는 근본적 이유가 짚인다. '대장동 50억 클럽'인데, 여기엔 윤석열 대통령과 각별한 인사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박영수 전 특검,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수남 전 검찰총장이 그들이다.

모두 윤 대통령과는 각별한 사이다. 윤 전 대통령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에 발탁한 이가 박영수다. 최재경 전 민정수석은 나이는 어리지만 윤 대통령이 "존경한다"고 말하는 사이라고 한다.

대학 동기 김수남 전 총장과는 각별한 사이를 말해주는 일화도 회자한다. 법조계 인사의 전언. "김수남이 박근혜 정부 초기 인사 물먹고 옷벗을까 고민할 때 윤 대통령이 점집인지 스님인지에게 데려갔다고 해요. 거기서 '더 있으라'고 해 마음을 접었는데 이후 총장이 됐다는 거지."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대구를 방문했을 때는 김수남이 나온 청구고 출신 유지들에게 "김수남 총장 존경한다. 깍듯이 모시고 있다"고도 했다고 한다.

곽병채 퇴직금은 50억 클럽 수사의 시작이었다. 그 시작부터 검찰 칼날은 무디기만 하다. 이게 우연인가. 법조계 한 인사는 "검찰이 눈치 없이 진심을 다해 수사하겠느냐"고 했다.

검찰은 "적극 항소하겠다"고 했다. "50억 클럽 수사도 계속하겠다"고 한다. 부디 진심이길 바란다.
 
▲ 류순열 편집국장

KPI뉴스 / 류순열 편집국장 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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