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8107가구로 전월(5만8027가구) 대비 17.4%(1만80가구) 늘었다. 두 달 연속 1만 가구 넘게 급증하면서 미분양 주택은 국토부가 내부적으로 위험수위라고 정한 6만2000가구를 넘었다.
마이너스피 매물(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나온 분양권 매물) 출현은 전국적이다. 주거형 오피스텔 뿐 아니라 아파트도 휩쓸고 강남권까지 상륙했다.
지난해 1월 실시한 일반분양에서 2599대 1 경쟁률을 기록한 서울 오금동 '송파더플래티넘'에서 최근 마이너스피 매물이 나왔다. 전용 65.3㎡ 분양권이 매도 호가 13억140만 원, 최초 분양가(14억7260만 원)보다 약 1억7000만 원 낮은 가격으로 올라온 것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국 곳곳에 마이너스피 매물이 수두룩하다. 강남권에까지 번질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두 주택 매수 수요가 얼어붙은 탓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넷째 주(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6.0. 매매수급지수는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집값이 더 떨어질 거란 염려가 크고, 금리도 아직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에서 서울 아파트값 하락폭은 둔화 추세긴 하나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KB국민은행 집계에서는 1월 집값이 전월 대비 2.09% 내렸다. 전달(-1.43%)보다 하락폭이 더 커졌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87~6.27%로, 최고 8%가 넘던 1월 초보다는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집값이 언제, 어디까지 떨어질지 모르는 터에 섣불리 고액을 빌려 주택 매수에 나서는 이들은 없다. 연 6% 금리로 주택담보대출 4억 원을 받을 경우 매달 200만 원의 이자를 내야 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지금 집을 사는 사람들도 대부분 부유한 다주택자들"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부동산 양도소득세 등을 깎아주니 장기적인 시야에서 주택을 더 사는 다주택자들이 여럿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집값 하락세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 내내 집값 하락 추세가 반전되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대표 겸 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지니스학과 교수는 "올해 서울 강남권 입주물량이 커 전셋값 하락세가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셋값 하락은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서 교수는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으로 장기간 우하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도 "올해 집값 반등은 역부족"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수요자들이 집을 사지 않으니 은행 가계대출도 감소세다. 지난해 내내 감소세이던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1월에도 줄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약 689조 원으로 지난해말(692조5000억 원) 대비 3조5000억 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은 소폭(2000억 원) 늘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3조7000억 원 가량 급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월말에 대출이 실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걸 감안해도 1월 가계대출 잔액이 증가세로 돌아서긴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한 이유에 대해선 "전세대출 수요는 꾸준한 증가세다. 또 주택 매수를 위해 돈을 빌리는 게 아니라 생활자금이 필요해 대출을 받는 차주들이 꽤 많다"고 했다. 요새 대출규제가 완화되자 생활자금이 필요한 차주들이 이자가 상대적으로 낮은 주택담보대출로 쏠리면서 신용대출은 대폭 감소세라는 설명이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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